[헤럴드경제 순스포츠= 김송희기자] 불펜 투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수치, 홀드. 최근 2년간 홀드 부분 1위는 넥센 히어로즈의 한현희가 차지했다.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었던 것일까.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 한현희가 홀드왕이 아닌, 다승왕을 목표로 하는 선발투수가 되었다.
한현희는 프로 입단 전부터 명성을 떨치던 선수였다.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장 프로에 가도 주전감이다.” 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압도적인 투수였다. 경남고 에이스 한현희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되어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2012시즌 미디어데이에 등장한 그는 “사이드암 중에서 1위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고,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한현희는 데뷔 첫 해부터 넥센 불펜의 희망이 되었다. 시범경기의 호투에 이어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김동주, 최준석을 연이어 삼진처리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하던 그는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필승조 보직을 맡게 된다. 43경기에 나와 69와 1/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넥센의 주축 불펜 투수로 자리했다.
사이드암 1위가 되고싶다는 말은 데뷔 2년 차에 바로 실현되었다. 한현희는 2013시즌 27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안지만, 이동현 등 쟁쟁한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홀드왕 기록을 세웠다. 2011년 정우람에 이은 무패 홀드왕이기도 했다. 극악의 타고투저였던 2014시즌에도 방어율 3점대를 유지하며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다.
하지만 한현희는 홀드왕이라는 높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선발투수로의 전환. 선수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엄청난 모험이다. 그가 선발 투수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마운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토종 선발진의 강화는 필수적인 과제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장기적인 팀 전력 강화를 위해서 꼭 거쳐야 할 관문이다.
창단 이후 꾸준히 토종 선발 투수 부재에 시달렸던 넥센에게 올해는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할 적기이다. 10구단 체제로 들어서며 기형적인 3일 휴식이 사라진 2015시즌, 선발진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시즌을 버텨낼 수가 없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나머지 토종 선발이 모두 물음표인 상황에서 한현희가 3선발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답답했던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한현희의 빈자리는 조상우, 김정훈이 메워주면 될 일이다.
물론 한현희의 선발전환이 성공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다. 데뷔 시즌 선발로 뛴 경험이 있지만 그것은 3년 전의 일이다. 지금의 위력적인 직구를 긴 이닝 던져야 하고, 더 많은 변화구도 장착해야 한다. 선발투수로의 경기 운영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사이드암 투수의 고질적인 약점인 좌타자와의 승부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타순에 맞춰 교체할 수 있는 불펜과 달리, 선발은 상대의 좌타자 위주 라인업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2015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넥센의 마운드에 눈에 띄는 영입은 없다. 유출 또한 없다. 타선에서도 강정호가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최상급의 타선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한현희의 선발 전환이 중요하다. 그의 성패에 넥센의 이번 시즌 성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한현희가 팀의 기대대로 ‘수준급 3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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