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이 전고점 돌파를 눈 앞에 두면서 한국 코스닥 시장에도 ‘봄바람’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증시 모두 정보기술(IT)과 성장성 위주의 기업들이 주로 상장돼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이 코스피를 한참이나 추월했던 2000년대 초 상황을 그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면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들의 수급은 여전히 코스닥 시장의 복병으로 평가된다.

▶연이틀 코스닥↑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올들어 17%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세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 20일 코스닥은 1%넘게 수직 상승 640선도 넘었다. ‘코스닥 3월 조정설’도 날려버렸다. 같은 날 나스닥 지수도 5026.42를 기록하면서 지난 2000년 3월 10일 세웠던 전고점(5048.62)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코스닥은 ‘한국의 나스닥’이란 의미로 지난 1996년 설립됐다. 코스닥은 나스닥의 ‘동생격’인 셈이다. 코스닥은 나스닥처럼 지난 2000년초 ‘IT 버블’ 당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증권계 왕좌 자리를 차지했었다. 나스닥이 전고점 돌파를 코앞에 두자 코스닥지수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올해 하반기 쯤이면 코스닥 지수 700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품조달형 2진 기업들이 상장된 곳이 코스닥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완제품을 생산해 내는 IT, 사물인터넷 등 성장성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 전망에 ‘낙관론’이 우세한 것에는 주가수익비율(PER)도 한 몫 한다. 지난 12개월 기준 PER은 코스닥이 16.6배였고, 코스피는 10.8배로 기록됐다. 국내적으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4분기 실적 기대감도 올해 코스닥 지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배경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전격적인 금리 인하 이후 코스닥 지수는 6년 9개월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지수 640도 돌파했다. 일평균 거래 대금도 꾸준히 3조원을 넘어섰다. 소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닥 추세대로라면 오는 7월까지 7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내수주 중심의 시총 상위 종목이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코스닥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수급은 복병=코스닥은 그러나 3월 들어 기관과 외인들의 매도세로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코스닥 대장주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진 원인도 사실은 다음카카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외인들은 3월들어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며 하고 있고, 투신업권과 연기금이 매수 주체로 부각됐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봄은 코스닥의 상승세가 확연히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주도 세력인 외국인들이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라며 “코스닥에겐 다소 추운 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 대해 순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 역시 코스닥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개인들만 매수세로 접근하면서 개인들이 또다시 ‘물량받이’가 될 공산도 커졌다. 올들어 2월까지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4700억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그러나 3월들어 2000억원 넘게 순매도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폭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닥의 강세는 국내 증시의 한정된 수급과 함께 성장가치를 우선하다 보니 중소형주로 관심이 나타난 것”이라며 “코스피는 외국인 수급이 개선됐다. 투자매력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