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 개최 서울시립미술관서 ‘사진과 미디어’

‘스마트폰 과부’ ‘스마트폰 홀아비’라는 신조어가 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도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고, 타임라인을 읽고,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스토리에 빠져서 정작 옆에 누운 배우자에겐 관심이 없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누워서, 풍경과 시간을 유영하며 자유롭게 헤집고 다니며 또 하나의 하루를 살아간다. 문학가 이상이 1932년에 ‘비구’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이 연상된다. 주인공 ‘리상’이 잠들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의 하루에 로그인하는 모습은 지금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미디어 혁명과도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한 다중적 정체성을 지닌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사진과 미디어:새벽 4시’라는 이름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 4개 국공립미술관(서울시립, 대전시립, 경남도립, 광주시립)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하는 ‘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의 일환이다.

<헤럴드경제 인터넷판 12월 14일 보도> 이번 전시에는 사진 작가들(구상모, 박찬민, 백승우, 원서용, 장태원, 정희승, 한성필)뿐만 아니라 사진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가들의 영상 및 설치작업(강영민, 이문호, 이상현, 조이경, 하태범), 현직 사진기자(박종근), SNS에 업로드되는 사진을 이용한 참여형 영상설치 작업(차지량)까지 선보인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 전시는 이상 소설의 주인공 ‘리상’처럼 깊은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가상의 현실을 떠다니는 현대인들, 그리고 그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현실을 담았다.

2012년 ‘공모자들’이라는 영화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는 ‘중국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문호 작가가 상징적으로 연출해 찍은 사진도 선보인다.

끊임없이 생산되고 확산되는 이미지 사이 사실과 허구의 문제, 그리고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이라도 지속적으로 망각해버리고 마는 우리의 인식체계와 시대를 다뤘다. 미디어에서 접하는 사진이 ‘완전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작업도 눈에 띈다. 박종근 기자는 신문에서 보는 사진이 사실은 전체적인 현상의 극히 일부분이거나 의도를 가지고 편집된 이미지임을 보여주는 아카이빙 작업을 출품했다. 맥락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적나라해 너무나 ‘현실적’이다. 전시는 3월 23일까지.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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