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동전 환수율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높아졌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은행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들어오는 동전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그만큼 동전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다. 최근 수년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서랍속, 저금통 속 동전까지 꺼내 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우리나라의 화폐’ 책자를 보면 작년말 현재까지 동전(기념주화 제외)의 누적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은 22.3%로 3년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2011년말 21.8%에서 20012년말 22.1%, 2013년말 22.2%에 이은 상승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7%성장에 그쳤던 2009년과 같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1998년), 카드대란(2002~2004),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8년) 때를 제외하곤 현 주화체계가 갖춰진 뒤 한번도 반등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이런 현상이 벌이지고 있는 것이다.
누적 환수율은 현 주화체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발행된 동전 금액과 한은 금고로 돌아온 동전 금액을 비교한 수치다. 보통 동전 환수율은 경제상황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상욱 한은 발권국장은 “경기가 나쁘면 동전까지 탈탈 털어서 쓰는 만큼 집에 사장돼 있던 동전들이 은행을 거쳐 한은 창고로 더욱 많이 환수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은 관계자는 “동전 환수율로 현 경기 상황을 판정내리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양극화된 사회에서 어려운 서민 경제를 반영한다고는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동전은 500원짜리다. 1982년 발행 당시 6.9%에 불과했던 500원짜리 동전의 비중은 지난해 49.7%까지 상승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동전 절반이 500원짜리란 얘기다. 30여년간 화폐가치가 상승한 결과다.
반면, 10원 이하 동전은 사장(쓰지 않고 묵혀두는 것)현상이 뚜렷하다. 1원과 5원짜리 동전은 20년 넘게 찍어내지 않고 있고 10원짜리 동전도 재사용하지 않고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민 1인당 가지고 있는 10원짜리 동전이 16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