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신용카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던 카드업계의 매출인 영업수익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었다. 전체 카드사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비자ㆍ마스타카드 등 국제카드사가 국내에서 거둬들인 국내이용수수료도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카드사 총 매출 20조원 돌파=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삼성ㆍ현대 등 8개 카드사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총 20조28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도의 19조4158억원보다 4.5%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20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역시 4.0% 늘어난1조8607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영업수익이 늘어난 것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에 매진한 각 카드사의 노력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웃고 울고=각 카드사의 실적을 면면히 살펴보면 지난해 1월 발생한 개인정보유출사태가 각 카드사의 성적을 갈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시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던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순이익이 13.4%와 3.2%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영업정지를 겪은 KB국민카드는 영업수익 역시 4.18% 줄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 매각 이익(260억원)과 대손상각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면서 잡힌 회계 상 이익(290억원) 등 2013년도 일회성 이익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2014년도 순이익은 33억원(1%)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정부 유출을 막는데 성공한 나머지 5개 카드사는 두자릿 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카드는 전년도보다 36.9%이상 순이익이 늘어나 1조원대 이상의 영업수익을 내는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13년 7월부터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 할인 두가지로 간결화한 ‘챕터2’ 상품군을 출시한 것이 고객의 호응을 얻은데다 경영효율화 작업이 완료되면서 영업 비용을 절감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4월 분사한 우리카드는 지난해 1년치 실적이 처음 포함된데다 작년 출시한 ‘가나다’ 카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전년 대비 85.6% 증가한 89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한편 신한카드는 유일하게 개인정보 유출을 겪지 않았지만 순이익이 전년보다 3.5% 줄어든 6352억원을 나타냈다. 신한카드 측은 “2013년 순이익에는 일회성 이익인 국민행복기금 매각이익 518억원이 포함됐던 만큼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4.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카드사도 덩달아 웃음꽃=국내 카드사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이들과 제휴한 국제카드사도 이익을 얻었다. 금융감독원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카드사가 국내카드사로부터 받은 수수료 총액은 1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이용에 대한 수수료는 1062억원으로 해외 사용 수수료(316억원)의 3배에 달했다. 국제카드사의 기본 수익은 국제카드 이용 수수료지만 국내 결제에 대해서도 0.04%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자ㆍ마스터 등의 브랜드가 찍힌 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가다. 국제 카드사에 지급하는 국내이용 수수료는 ▷2011년 1074억원 ▷2012년 1173억원 ▷2013년 1246억원 ▷2014년 1062억원으로 평균 1000억원을 웃돈다.
금융당국은 국내 결제에도 로열티를 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내이용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국제카드 발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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