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라한 귀환‘나가수 3’

‘왕의 귀환’은 시끌벅적했다. 2011년 ‘일밤’의 대표코너로 시작한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이 자신의 직업을 걸고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는 ‘잔인한 포맷’으로 신드롬을 불러온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1월 30일 시즌3이 시작, 4주간의 방송을 마쳤다.

6%로 시작한 ‘나는 가수다 시즌3’은 지난 20일 방송에서 4.9%(닐슨코리아 집계ㆍ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하향세다. 같은 시간대 방송 중인 SBS ‘정글의 법칙’(11.8%)과 케이블 채널 tvN ‘삼시세끼’(14.2%ㆍ유료플랫폼 기준)가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과거의 영광’을 떠올린다면 ‘나가수3’의 현재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음악적 다양성’을 앞세운 제작진은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는 가수들을 섭외했다. 김건모도 임재범도 이은미 이소라 윤도현 김범수 등 걸출한 가수들이 없는 시즌의 성공 여부는 사실 미지수였다. 시즌2에서 맛 본 ‘참패의 굴욕’을 씻기 위해 시즌3은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 시즌을 통해 ‘국민요정’으로 거듭난 박정현을 중심으로 ‘90년대 디바’ 소찬휘가 있었고, ‘한국의 어셔’ 휘성과 록밴드 몽니, 거기에 ‘감성 발라더’ 나윤권도 합류한다. 주목받는 두 사람은 오랜만에 복귀한 90년대 원조 소녀가수 양파와 묵묵히 음악의 길을 가던 하동균이다. 특히 하동균은 ‘나가수3’이 발굴한 보석이었다.

가수들의 보컬 역량은 뮤지션이자 프로그램의 음악감독인 정지찬을 통해 배가된다. “보컬과 악기의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제작비의 50%를 투자하는 음향작업을 거치고, 가수들의 밀도 높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유선마이크를 사용”(정지찬)한다. 이전 시즌보다 다소 작아진 상암 MBC의 공연장은 스튜디오의 역할까지 한다.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만 연이어 보면, 실력과 사운드의 조화로움이 영국 BBC방송의 스튜디오형 음악 프로그램 ‘애비 로드(Abbey Road)’를 뺨 친다. “음이탈까지 없애는 마법은 아니지만” 전체 음향작업 과정에서 시즌3의 호기로운 목표가 비친다. “음악적인 퀄리티는 대한민국의 어떤 프로그램보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겠다”(강영선 PD)는 각오다.

하지만 쇼(노래)와 토크(음악감상실), 게임(서바이벌 경연)까지 결합해 ‘음악 버라이어티’를 꿈꾸는 ‘나가수’는 경쟁작을 상대할만한 예능적인 재미가 부족하다. ‘나가수’가 떠난 안방에서 ‘불후의 명곡’이 ‘트리뷰트’ 형식의 무대를 통해 숨은 가수들을 발굴하며 음악에 토크를 버무린 버라이어티로 자리잡았고, ‘히든싱어’(JTBC)가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의 대결을 통해 쫄깃한 긴장감에 감동까지 얹어주는 상황에서 ‘나가수’가 내세울 수 있는 무기가 빈곤하다.

‘원조의 자부심’ 앞에서 괴물포맷이 주는 ‘참신함의 수명’은 너무 짧았다. ‘청중평가단의 눈물’은 한 무대에 서는 가수와 팬의 눈물(히든싱어)보다 감동이 덜한 편이고, 미처 몰랐던 숨은 가수와 명곡은 이미 다른 프로그램이 끝도 없이 발굴했다. 저마다 최상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음에도 이전 시즌을 넘지 못하는 ‘가수들의 무게감’은 서바이벌 경쟁의 기대감도 주저앉힌다. “예능화보다는 음악화의 길”(강영선 PD)을 선택한 ‘나가수3’의 ‘퍼스트 음악’ 전략이 한 풀 꺾인 시청동력을 끌어올리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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