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현실을 큰 틀에서 돌아보고 미래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추진위원회’가 지난 1월 23일 국민토론회 과정을 거쳐 내놓은 뉴 지방자치플랜과 7대 약속은 새정치의 틀에 맞게 진일보 하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는 의지로 보여 신선하고 새롭다.
하지만 현직 기초의회 의장으로 볼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없지않다. 현 지방자치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3대비전은 광범위하고 이상적인데 반해 7대 약속의 정책제안이나 대책은 지엽적이거나 기존 제도의 보완 내지 변형에 그친 것 같아 보인다. 이에 몇가지 제언코자 한다.
첫째, 기초지자체의 생활임금 적용을 제도화 해야 한다.
생활임금은 최저임금만으로는 사실상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주민들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안된 개념이다. 노동자가 그 임금으로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인간다운 존엄과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에서도 생활임금의 적용을 선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둘째,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최소한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간접고용 형태의 민간위탁을 비롯한 외주 업무의 특성을 검토해 재직영화 한다면 고용안정과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 물품이나 용역계약시 고용안정 업체에 적극적인 우대 조치를 취하는 등 포괄적인 대책을 시행한다면 공공부문의 권리보장이 민간영역으로 파급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광역과 기초자치단체가 협의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기초단체 생활임금 시행 등을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그래야만 자치단체의 재정능력과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지역별로 처우가 다른 것을 막을 수 있다.
셋째, 교부금이나 보조금 같은 재정제도의 개선에 다양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는 재정의 자립비율이 매우 낮아 매년 늘어나는 예산성 민원을 감당하기 어렵고, 따라서 좋은 정책제안을 시행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관악구의 예를 들면,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생계급여는 정부, 서울시, 자치구가 각각 50:25:25의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이를 정부와 서울시의 부담률을 높이거나 자치구의 재정능력에 따라 부담률을 달리하면 재정이 취약한 자치단체들은 다른 사업에 예산을 쓸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넷째, 지방의회 역할 강화를 위해 국정감사, 감사원 등 상위기관 감사를 축소하고, 지방의회가 감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국정 파트너로 인식되어야 지방의회가 시대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이고 창의적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국정참여를 적극 확대시켜야 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에 예속된 상하 수직적 종속 관계로 국회 입법과정 참여하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 문제는 지방분권 개혁의 실효성 확보, 중앙과 지방의 갈등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새정추’가 추구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지방자치가 우리 정치ㆍ사회 발전에 필요한 큰 틀 중 하나라는 사실에 동의하며 지방자치를 잘 가꾸어 나가는 신당이 되길 바란다.
<천범룡 관악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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