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설엔 원래 시장도 문 안 열어요. 대형마트 휴무가 무슨 소용인지...”대전지역 대형마트들이 10일 일제히 의무휴업에 들어갔지만,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지만 이날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 문을 연 점포는 200여곳 가운데 정육점과 과일가게, 분식점 등 10여곳에 불과했다.
천장의 백열등은 모두 꺼졌고, 정육점에서 흘러나오는 빨간 조명만이 어두운 시장을 밝혔다. 설을 맞아 대대적인 세일을 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만이 바람에 홀로 나부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전날 팔고 남은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나왔다는 건어물 가게 주인 양달수(50)씨는 대형마트 휴무 덕을 봤냐는 기자의 질문에 코웃음부터 쳤다.
양씨는 “원래 설에는 시장 안 가게들도 정육점과 과일상만 제외하곤 대부분 문을 닫는다”면서 “작년 설에도 문을 연 가게가 전체 점포의 20%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특히 날씨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오늘같이 추운 날은 더 어렵다”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장 매출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파 탓에 시장엔 행인들의 발길이 뜸했고, 간간이 색동한복을 입은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도 대부분 제과점이나 패스트푸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장 입구 과일가게 앞에서는 손녀를 데리고 나온 50대 여성이 상인과 석류 가격을 흥정하느라 실랑이 했다.
전날 남은 과일을 팔기 위해 통크게 에누리해 줬지만, 그나마도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으니 흥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과일가게 주인 전수안(55·여)씨는 “시장 근처 아파트에서 차례를 지내고, 음식준비는 형님들이 도와주니까 나올 수 있었지, 아니면 문을 안 열었을 것”이라면서 “오늘 같은 날은 손님을 맞기 위해 필요한 과일이나 고기 정도 사가는 사람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말을 하면서도 계속 귤 박스에서 상한 것들을 골라내느라 바빴다. 제사용 과일은 대목 덕을 좀 봤지만, 조생귤은 제때 소진하지 못해 죄다 버려야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생 정모(24·여)씨는 “설 당일에 장을 보는 사람이 어디있느냐”면서 “대형마트 설 휴무는 생색내기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