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란기자] 정부의 어린이집 지원금 관리 실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집 원장들이 정부의 지원 제도적 헛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만 0~2세 아이를 둔 가정의 경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면 종일반 기준 ‘보육료’를 전액 지원했다.
보육비 가운데 절반 가량은 부모에게 바우처(아이사랑카드) 형태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보육료’ 명목으로 보육시설에 직접 줬다. 전체 보육비가 75만5000원인 만 0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다면 39만4000원은 부모에게, 36만1000원은 시설에 지원되는 식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직접 전달되는 이 같은 보육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지원금의 대부분을 원장들이 빼돌리고 있다. 일부 원장은 시설장과 원장을 겸임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여러 곳에서 지원금 받는 등의 편법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들이 20명인 서울 소재 모 어린이집은 국가지원금을 받아 이 돈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0~5세가 대상인 어린이집 특성상 엄마들이 아이가 먹을 분유를 보내고, 닭 1마리를 사도 10~20명을 먹일 수 있는 등 급간식비에 대한 지출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모 어린이집 교사 김혜란(29ㆍ가명) 씨 역시 “정부의 어린이집 지원에 따른 혜택이 모두 원장 한 사람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면서 “어린이집 교사들은 월 100만~150만원을 받는 박봉의 생활을 하면서도 국가지원금에 대한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장이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난해 8월 부산에서는 어린이집 원장 A(41ㆍ여) 씨 등 18명이 다문화가정 보육료 지원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로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아이들 보육료 지원을 어린이집이 아닌 가정으로 전액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