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지난해 3월, A(46)씨는 서울 중랑경찰서 로비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경찰서 안에는 당시 세 살짜리 딸과 함께 사라졌던 베트남 출신 아내 B(25)가 조사 받고 있었다. B 씨는 지난해 2월, 딸과 함께 친구네 집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그대로 베트남으로 출국해 버렸었다. 이후 A 씨는 국민신문고에 “딸을 찾아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주베트남 대사관에서는 “아기가 베트남에 있기 때문에, 베트남 법에 따라야 하며 B 씨 측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해야 하지만 전례도 없고 힘들다”라는 내용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다 B 씨가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 불법입국하다 붙잡히면서, A 씨는 경찰서에서 딸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처럼 그 동안에는 외국인 배우자가 이혼 등의 사유로 헤어지면서 아이를 데려갔을 경우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법에 따라 이를 돌려받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가 마련됐다.
법무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마련해 입법예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은 혼인관계 파탄 후 일방 배우자 등에 의해 국제적으로 불법 이동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 등을 목적으로 1983년 12월 발효된 국제 조약이다. 미국ㆍ영국ㆍ독일 등 88개국이 가입했으며 한국은 오는 3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르면 국제결혼 후 이혼시 양육권이 없는 전 배우자가 아이를 데려갔을 경우 ▷신청인의 신분증 ▷아동 신분증명서 ▷신청인과 아동의 관계 및 양육권 등을 증명하는 자료 ▷아동을 탈취 또는 보호 중인 것으로 주장이 제기되는 자의 신원 ▷소재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첨부해 법무부에 신고하면 법무부는 이를 상대국 해당관청에 통보해 아동반환 재판을 신청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