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비과세·감면 축소로 세수확보 의지 소득·법인세 개편론 재부상땐 대기업에 직격탄

재계 “법인세율 인하땐 투자증가·고용창출 효과” 감세→법인증가→세수확대 선순환구조 강조

지난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국세청 업무보고에 대기업의 관심이 집중됐다. 인수위가 선임 경제 부처인 기획재정부보다 하루 빨리 국세청을 호출한 것에 대해 ‘세수(稅收) 비상’의 불똥이 대기업에 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깔린 시선이었다.

여기에 대기업의 ‘저승사자’로 통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비리와 관련된 기획, 대기업 총수 세무조사 등 심층조사 업무를 담당해온 조사4국에 대해 그간 인수위 안팎에서는 4대 권력기관인 국세청 개혁의 상징으로서 폐지 추진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인수위에서 정작 폐지 의견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한 4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조사대상 선정 및 조사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했다고 해도 조사4국은 존재 자체로 위압감이 크다”며 “새 정부의 관심이 복지재원 확충에 맞춰진 만큼 조사4국의 행보에 더욱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비과세ㆍ감면 축소 불가피할 듯=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세율을 인상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새 정부는 세입과 관련, 비과세ㆍ감면 축소 및 정상화로 5년간 15조원, 고소득자영업자 및 대기업 탈루소득 과세 강화로 7조원, 체납정리 강화로 13조원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과세ㆍ감면 축소 규모는 30조원 아래로 떨어질 전망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층 수혜액이 전체 비과세ㆍ감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41.8%에서 올해 40% 선을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미 ‘부자 증세’를 강화한 국회의 세법 개정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세부담은 당초 정부안보다 1조원 안팎 증가가 점쳐진다.

그러나 재계는 이 같은 차선책에도 불구하고 고령화 등에 대비한 충분한 복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증세 불가피론이 제기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부가가치세율 인상론이나 부자와 대기업에 국한한 소득ㆍ법인세 개편론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대기업 증세를 둘러싼 정치ㆍ경제학=재계는 전경련을 필두로 법인세율 인하가 세수 증대 및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전경련은 세율과 세원을 곱한 세수는 높은 세율을 적용할 때 세수가 전체적으로 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세원이 감소하며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법인세율은 30%에서 22%로 낮춰졌지만 법인 숫자가 3.9배 늘면서 세수는 8조7000억여원에서 44조9000억여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법인세 인하로 국내기업 수가 늘고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도 증가함에 따라 전체 법인 수가 늘어나며 기업 소득이 증가한 것이 세수 확대의 요인이라는 논리다.

법인세율이 1%포인트 인하돼 항구적으로 유지된다면 기업들은 오는 2027년까지 모두 27.6%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분석도 제시됐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법인세 3%포인트 인하 시 약 11만4000여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재계의 이 같은 논리는 대기업 의존도가 큰 법인세수의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2011년 말 기준 우리나라 법인세 총 부담액의 86%는 소득 상위 1% 대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1%에 해당하는 4600여개 기업이 평균 71억원의 세금을 냈다.

기업들의 감세 요구는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헤럴드경제가 대한상의와 새해를 맞아 기업 507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인 사기 진작을 위해 올 상반기 새 정부가 해줄 방안으로 15.8%가 ‘법인ㆍ소득세 인하’를 요구해 세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