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정태란 기자]고령의 나이로 애인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70대 중국교포가 노숙생활을 전전하다 찜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씁쓸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일 오전 9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 찜질방에서 중국교포 A(70) 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A 씨가 입고 있는 옷에선 심한 악취가 풍겼고 수중에는 1000원짜리 지폐 2장, 500원짜리 동전 1개, 100원짜리 동전 두 개 등 2700원이 전부였다.
지난 5일부터 찜질방에서 생활한 A 씨는 숨지기 하루 전 찜질방 관리인에게 “3일 동안 밥을 굶었다.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찜질방 관리인인 A 씨가 불쌍해 밥을 먹여줬다.
이게 관리인이 A 씨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A 씨가 노숙 생활을 전전하다 찜질방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중국 길림성에서 아내와 1남1녀를 둔채 번듯한 아파트까지 갖고 있던 A 씨는 10여 년 전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유는 사랑하는 애인 때문이었다.
A 씨는 한국에서 애인과 새 삶을 꿈꿨다. 그리고 중국에 있는 가족과는 연을 끊었다. A 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딸과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달콤했던 애인과의 사랑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별을 한 것.
애인과 헤어진 후 A 씨는 막노동으로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 일마저 마땅치 않았다. 결국 A 씨는 노숙생활을 전전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A 씨의 딸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10년전 바람이 나 애인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간 뒤 나 뿐 아니라 중국의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살았다”며 “아버지가 돈이 떨어지고 기력이 떨어지자 애인이 아버지를 버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살았으며 중산층 이상은 됐을 사람인데 멀쩡한 가정을 두고 한국까지 와 쓸쓸한 죽음을 맞은 것 같다”며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채 살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한국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애인과는 어떻게 헤어졌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