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대생들이 말하는 취업·사회생활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은 한국 사회는 또 다른 여성 대통령을 꿈꿀지도 모를 여대생들에게 순순히 ‘일자리’ 를 내줄 정도로 변했을까.

헤럴드경제가 취업을 준비하는 여대생들을 만나 ‘한국 사회에서 여대생의 취업 현실’을 주제로 질문을 던졌다. 이들의 대답은 “글쎄 아직은…”이었다. 여대생들은 “기업들이 군대를 갔다온 남성 지원자를 선호하고 있으며, ‘여성은 약하다’ ‘여성은 책임감이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한국 사회는 아직 여성이 결혼, 출산과 사회생활을 병행하기 힘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권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김지영(24ㆍ한국외대ㆍ가명) 씨는 입사원서를 쓸 때마다 두려움부터 밀려온다. 주위 여선배들이 면접은커녕 서류심사에서 줄줄이 낙방하는 것을 지켜봐서다. 김 씨는 “아직 국내 기업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을 더 원하는 것 같다. 남자들이 군대를 갔다와 말도 더 잘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김영현(23ㆍ경희대ㆍ가명) 씨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여성은 결혼과 임신, 육아 문제에 있어 남자보다 불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접시험장의 질문들을 보면 결혼이나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을 잘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꼭 등장한다”면서 “결혼생활이 여성의 사회생활에 발목을 잡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취업문을 뚫기도 어렵지만 여성들은 소위 ‘외모경쟁력’을 더 요구 받는다고 믿고 있다. 이수현(25ㆍ서울시립대ㆍ가명) 씨는 “면접에서 (남성들이 보기에) 외모가 떨어지는 여성은 말할 기회도 별로 안 준다. 화장만 신경써도 달라진다. 면접을 위해 돈을 들여 메이크업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남성의 외모 경쟁력 역시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외모 경쟁력이 더 강요되는 것은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여대생들이 취업 시 필요한 ‘외모경쟁력’을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김지영 씨는 “주위 친구들을 보면 취업을 위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형이나 시술 한두 가지는 하는게 보통이다. 나도 취업이 안 되면 성형을 고려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취업을 하기로 마음 먹은 후 주변의 권유로 쌍커풀 수술을 했다. 그는 “콤플렉스로 생각했는데, 수술하고 나서 면접에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취업하기가 남성들보다는 힘들다는 것이 여대생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대통령의 자리’를 내 준 것처럼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우호적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이들은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사회적 편견의 극복,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여성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곧 도래하리라 믿고 있었다. 이수현 씨는 “결혼한 선배들을 보면 육아와 사회생활을 병행하기 힘든 것 같다. 사회와 언론이 저출산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이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