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준하선생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 유해 정밀 감식 결과 발표
- 이정빈 서울대 교수 “머리 가격으로 숨진 뒤 추락해 엉덩이뼈 골절”
- “몸에 찰과상 없고 출혈도 없어…추락사로 보기 어렵다”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실족사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故)장준하 선생이 유해 정밀 감식 결과 타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법의학 전문가에 의한 감식이지만 장준하 선생 사망 이후 계속해서 제기됐던 타살 의혹에 대한 첫 의학적 규명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장준하선생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장준하선생 암살의혹규명 국민대책위원회ㆍ민주통합당 장준하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장준하선생 유해 정밀감식 결과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정밀 감식 작업을 맡았던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법의학)는 이날 유해 감식 결과 및 사망 당시 현장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며 “두개골 골절과 엉덩이뼈 골절이 동시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두개골 골절은 가격에 의해, 엉덩이뼈는 추락에 의해서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먼저 머리를 가격당한 후 숨진 상태에서 추락해 엉덩이뼈가 골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당초 알려졌던 것처럼 계곡에서 미끄러져 추락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장준하 선생이 사망한 장소인 경기도 포천군 소재 계곡인 약사봉 현장 사진을 제시하며 “약 17도의 경사에 14.7m길이의 계곡에서 미끄러져 추락했다면 피부에 찰과상이 많아야 하고 출혈이 있어야 한다. 또 머리와 엉덩이 뿐만 아니라 어깨뼈도 골절이 있어야 하지만 사체에서는 이러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면에 붙어서 떨어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실족사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경호 장준하선생 암살의혹규명 국민대책위원회 조사연구위원장은 감식 결과에 대해 “38년 만에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이젠 국가가 실체적 진실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할 차례”라고 국가 차원의 사인 규명을 요구했다.
장준하 선생의 유골은 지난 해 8월1일 파주 광탄면 묘소 뒤편 석축이 붕괴되면서 묘를 현재의 장소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37년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장준하기념사업회와 유족은 유골을 감정해 두개골에 함몰 부분을 발견, 선생의 사망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에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업회와 유족은 장준하 선생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해 12월5일 개묘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교수팀은 3개월여 동안 정밀 감식 결과를 진행했다.
개묘 당시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은 왼쪽 뒤 아래 부분이 직경 6㎝ 크기 원형으로 함몰된 상태였다. 또 함몰된 부분 윗 쪽과 옆 쪽으로 10~15㎝ 크기의 금이 가 있었다.
국민대책위는 28일~29일에 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30일에 장준하 선생 겨레장을 진행한다. 이후 장준하 선생의 유해는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