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형사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형사가 범인을 쫓는 구도를 그린다. 하지만 영화 ‘사이코메트리’(감독 권호영)에서는 뭔가 부족해도 한참은 부족한 형사 양춘동(김강우 분)이 등장한다.
“‘사이코메트리’에서는 결핍된 사람들이 만나서 절대 악을 쫓는 과정이 담겨 있어요. 그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죠.”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강우는 영화속 모습과 전혀 다른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국민형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은 것에 대해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그동안에는 잘 몰랐었는데, 많은 분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보시는 것 같아요. 방송의 힘이 무섭더라고요. ‘힐링캠프’ 출연 이후 많이 부담스러웠거든요. 덕분에 아내가 장보러 갈 때도 화장을 해야 하니까 잘 안 가려고 해요.”(웃음)
김강우는 이번 작품에서 아픔을 간직한 형사 양춘동으로 분했다. 첫 등장부터 정수기 다단계 회사에 다니는 그의 모습은 일반 형사들과 다른 느낌을 준다. 그는 다단계를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 칭하는 것에 웃음을 터트렸다.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 뭔가 대단해 보이는데요.(웃음) 양춘동이라는 캐릭터는 동생이 죽고 나서 형사가 됐지만 투철한 직업의식은 없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동생 또래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남들보다 강하죠. 춘동은 아픔이 있다고 해서 드러내고 살기보다는 심리적으로 감추려 해요. 그런 모습에 점점 직업의식을 찾아가며 나중에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죠.”
‘사이코메트리’가 배우들과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소재의 참신함이다. 손을 만지게 되면 상대방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인 사이코메트리를 이용해 범인을 찾아가는 모습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키 충분하다.
“평범한 인물이 사이코메트리를 당했을 때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사이코메트리에 대해 알아보는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손을 잡았을 때 느끼는 그대로, 과잉감정으로 가지 않아야 관객들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전 무서워서 확인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냥 평범한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이코메트리’는 가슴 속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형사 양춘동과 사이코메트리라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김준(김범 분)이 아동 유괴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담고 있다.
김강우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자신만의 웃음 코드로 풀어냈다. 그가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저희 영화는 장르적으로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따뜻한 드라마라 생각해요. 사람 사이의 ‘소통’과 ‘관심’. 어쩌면 다른 스릴러와 느낌이 달라 반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게 매력이라 생각해요. 스릴러를 접했을 때 너무 잔인하고 놀라서 망설이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저희 영화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믹스를 잘 해놔서 여성 분들도 부담 없이 보실 수 있을겁니다. 긴장감은 있지만 웃으면서 나올 수 있는 팝콘 스릴러라 생각해요.”
소통을 강조한 김강우가 올 한해는 팬들과 어떠한 소통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지난 해 영화 ‘돈의 맛’ 이후 KBS2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던 그는 올해 또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팬 분들이 그러는데, 저보고 소처럼 일하래요. 물론 저도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저를 어떤 캐릭터로 규정짓기보다 다양한 느낌을 가진 캐릭터들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저에게 주어진 대로 하나하나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간혹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도 있겠지만, 제가 편하기 위해서 나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데뷔 10년차 배우이자 두 아이의 아빠로, 이제는 세상을 좀 더 넓게 보게 된 김강우가 선보일 모습에 대해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