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영광 뒤엔 좌절이 뒤따른다. 인생은 쭉 잘 나가지는만은 않는다. 행운 뒤엔 ‘불행’이라는 놈이 똬리를 틀고 호시탐탐 대기하고 있는 법이다.
후학들은 그래서 영광을 길을 걷는 사람의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좌절의 길을 걷는 사람의 ‘과거’에게서 경계의 기술 또한 습득하곤 한다. 그런 점에서 영광이든, 좌절이든 희비의 인생사를 겪는 인생 선배는 모두 후학들에겐 ‘멘토’다.
그런 대표적인 인물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누구보다도 화려한 인생을 보냈고, 누구보다도 가슴 아픈 시련을 겪고 있는 이다.
김 전 회장은 22일 열리는 대우그룹 창립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를 위해 그는 이틀전 일시 귀국했다. 이 행사는 그가 유독 애착을 갖는 것으로, 지난 2010년부터 계속 참석해왔다. ‘대우의 옛 정신’을 기리는 행사에선 그가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가끔 나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그가 이번 행사에서 어떤 모습을 비출지 그래서 관심사다.
은퇴(?)한 올드(Old) 경영인이 이만큼 주목을 받는 것은 ‘드라마틱한 인생의 주인공, 김우중’과 관련이 크다.
김우중, 그가 누군가. 우리 현대경영의 교과서였다. 우물안을 벗어나 세계로 뻗어가자는 그의 ‘세계경영’은 기업인이나 국민들에게 당위성으로 받아들여지며 심금을 울렸다. 유럽, 미국 등에서 세계경영을 실천하며 한때 ‘가전왕국’에 파죽지세로 달렸다. 오죽하면 베트남, 중앙아시아에서는 그를 ‘경영의 신’이라 불렀고, 지금도 최고의 경영자라고 찬사를 보낼까.
그런 그도 무리한 사업확장 여파에 발목이 잡혔다. 2006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몰락했다. 간신히 사면은 받았지만, 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기념식 참석을 두고 일각에선 박근혜정부의 출범과 연관짓기도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유난히 인정을 받았던 김 전 회장과 최근 새정부에서 ‘대우맨’의 부상을 연계한 시각이다.
그렇지만 이것보다는 ‘김우중 인생’을 둘러싼 이 시대의 교훈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아 보인다. 김우중은 실패했지만 그의 세계경영 정신은 오늘날 글로벌 삼성, 글로벌 현대차를 배출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청년층의 해외 취업과 창업이라는 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사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불황 속에서 나약해져 가는 기업가 정신과 청년 실업난 속에 던지는 그의 인생 메시지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