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아반떼 좋은 거 아시잖아요. 근데 현대차가 제일 잘팔리는 (스마트) 트림에 16인치 알로이 휠, 사이드미러 퍼들램프, 스마트키를 모두 달고도 1700만원대에 차를 내놨어요. 시트도 가죽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아반떼 에비뉴’의 판매 급증 원인을 찾기 위해 자체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현장의 영업사원들은 이 처럼하나같이 ‘고객에게 권유하기가 무척 쉬웠다’는 답을 내놨다.
고급 트림에서나 장착할 수 있었던 선호 사양, 이른 바 ‘킬링 아이템’을 대거 기본 적용하고도 준중형 차값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800만원을 넘지 않아 자신있게 차를 팔고 있다는 것이다. 옵션 거품을 쫙 뺀 ‘아반떼 에비뉴’ 판매가 크게 늘자, 깜짝 놀란 기아차도 한달 뒤 ‘K3 트렌디’를 출시해 역시 재미를 보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시한 준중형 아반떼 에비뉴 트림이 트림별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4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에 따라 스타일(1365만원), 스마트(1695만원), 에비뉴(1785만원), 모던(1860만원), 프리미엄(1955만원)으로 이어지는 아반떼 트림에서 기존 스마트를 제치고 전에 없던 에비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에비뉴가 나오기 직전 국내 배기량 2000cc 이하 준중형차 시장은 어느 때 보다 분위기가 안좋았다. 한해 목표치를 이미 달성해 지난해 12월엔 일부러 판매량을 줄였던 수입차들이 새해가 바뀌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새해부터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도 종료돼 개별소비세가 3.5%에서 5%로 올라갔다. 물론 2000cc 초과 차량도 6.5%에서 8%로 개소세가 원상 복귀했지만 한ㆍ미FTA 2차 적용으로 다시 1% 인하 혜택을 받아 준중형차 만큼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
퍼들램프, 16인치 알로이 휠, 슈퍼비전 클러스터, 고급 인조가죽, 스마트키 시스템이 기본 적용된 에비뉴에 대한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 에비뉴 판매가 본격화된 2월 들어 아반떼 판매가 전월대비 12.6% 늘어났다. 현대차 전체 2월 내수판매가 1월 보다 5.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판매 증가 이유를 알기 위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까지 했을 정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명품 거리를 연상케 하는 에비뉴라는 이름도 지난해 실시했던 아반떼 별명 짓기 대국민 오디션에서 따온 것”이라며 “기존에 스마트와 모던 트림간 가격차가 좀 있었고, 에비뉴라는 별칭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심하다 새롭게 만들어낸 트림”이라고 부연했다.
아반떼 에비뉴 판매가 늘자 K3 판매가 걱정된 동생 기아차도 기존 K3 럭셔리 모델에 16인치 알로이 휠과 인조가죽 시트,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을 기본 적용하고, 차값(1788만원)을 1800만원 이하로 맞춘 K3 트렌디 트림을 지난달 내놨다. 이에 지난해 12월 6987대에서 올해 1월 4005대로 급감했던 K3판매량은 트렌디 트림의 선전으로 2월에 4240대로 판매량이 다시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맞출 경우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