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장식 떨어지면 AS안 됩니다”
직장인 A씨가 의류브랜드 자라(ZARA)에서 스터드 장식이 달린 티셔츠를 사며 직원에게 들은 말이다.
몇 만원 짜리 티셔츠를 사면서 몇번 입다가 장식이 떨어져도 ‘그냥 입어라’는 말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국내에 들어온 인기 SPA브랜드(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맞춰 1~2주 만에 다품종 제품을 대량 공급해 유통까지 수입제조·유통일괄형)들이 사후관리(AS)를 외면해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행전선의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SPA브랜드들은 젊은층에게 큰 호응을 얻어 왔지만, 정작 AS부분은 안중에도 없어 열심히 ‘팔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유니클로, 갭(GAP), 자라(ZARA), 망고(MANGO) 등 5개 수입 SPA 브랜드의 공식 AS센터 여부를 조사해보니 단 한 곳도 운영하지 않았다. 매장에서는 AS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공식 AS센터도 없는데다 갭(GAP)을 제외하고는 사설 업체를 이용한 AS 접수마저 거부한다.
이들 브랜드는 제품 구매 시 ‘바지 길이 수선’만 해줄 뿐 다른 수선은 불가능했다. 옷을 입다가 실수로 찢어지거나 단추 등 소모품을 잃어버리면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국내에서는 유니클로, 갭, 자라, H&M, 망고 등 수입 브랜드가 대부분 의류 시장을 장악한다.
2011년 시장 규모만 1조9000억원을 넘었고 연간 50% 이상 팽창했으나 AS는 구멍가게 수준이다. 이번 조사로는 유니클로, 갭, 자라가 사설 업체를 이용해 유상 수리를 했으나 H&M과 망고는 이마저도 없어 수선 땐 세탁소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객이 돈을 내겠다고 해도 SPA 브랜드에서 지정한 사설 AS 업체를 이용하기 쉽지 않았다. 매장에서 사설업체 AS의 수선 가능 여부조차 안내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설 AS업체에서 AS를 할 수 있다는 3곳의 9개 매장에 직접 문의해보니 ‘수리가 불가하다’고 답한 곳이 전체의 40%에 달했다.
반면 국내 SPA 브랜드는 대부분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SPAO와 MIXXO, 코데즈컴바인의 코데즈컴바인은 공식 AS센터에서 수선할 수 있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는 공식 AS센터가 없었다.
‘저렴한 가격에 한철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이라는 비난을 받아오기도 한 SPA 브랜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AS 방식마저 부실한 탓에 패션 쓰레기 양산을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SPA 브랜드 유통업체들은 국외에서 생산·완성돼 국내에 수입되는 의류는 소모품 보유 의무가 없고 수익 구조상 AS 센터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SPA 상표 제품을 산 뒤 수선을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공식 운영되는 AS센터가 없다는 답변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브랜드’에 속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