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지만 통쾌한 복수극이 관객들 앞에 선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가 그 주인공.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1850년대 말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제이미 폭스)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 그리고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벌이는 대결을 그렸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만큼 영화는 당시 노예제도의 실상을 샅샅이 파헤친다.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흑인 노예들과 이를 즐기는 백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이유 없이 채찍을 맞고, 땅 속에 갇히고, 노리개가 되며, 만딩고 격투에 나가 짐승처럼 학대받는 노예제도의 실상이 가감 없이 그려지는 것.

이는 곧 장고의 처절한 복수가 반가운 이유로 다가온다. 장고가 닥터 킹과 손잡고 ‘무법지’ 백인들의 소굴에 찾아가 이들을 소탕하는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번 영화 역시 타란티노 감독만의 ‘핏빛’이 살아있다. 빗발치는 총알에 떨어져 나가는 살점과 피 튀기는 잔인한 폭력을 오락적 기법으로 풀어냈다. 이미 ‘킬 빌’ 시리즈로 ‘핏빛 잔혹극’의 진가를 선보인 그는 이번에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는 ‘할리우드 대표 미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신선한 변신과 정의와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흑인 노예로 분한 제이미 폭스, 그리고 선과 악 어느 지점에도 속하지 않은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을 연기한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는 가히 합격점을 줄 만하다.

장작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그만큼 영화는 주된 메시지와 톡톡 튀는 캐릭터들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오락적 재미, 강렬한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더불어 영화 곳곳에 깔리는 음악 역시 청각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피가 끊이지 않는 영화인만큼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3월 21일 개봉. 러닝타임 170분.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