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양식장이 습격당하고 섬이 황폐화되는 등 가마우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6일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해변 앞 100m 해상에 있는 작은 섬 조도(鳥島ㆍ속초 8경의 하나)가 500여 마리로 추정되는 가마우지에게 점령당하면서 황폐화된 섬으로 변하고 있다.

덕지덕지 쌓인 가마우지 배설물 때문에 울창하던 소나무와 대나무는 대부분 죽고 섬은 하얀 모습이 됐다.

지난 1월 중순에는 가마우지 1000여마리가 떼로 몰려와 전남 여수지역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습격해 양식중인 물고기를 먹어치운 일이 있었다. 여수시에 따르면 당시 여수 남면 대두라도와 소두라도 마을 3가구 양식장에서 15만 마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조류분류학 박사는 “우리나라에는 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 쇠가마우지, 붉은뺨가마우지 등 총 4종이 서식한다. 가마우지는 주로 강 하구와 연안에서 집단 번식하며 색깔이 검고 자주 운다고 해 가마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면서 “가마우지는 잠수능력이 발달했지만 잠수할 때 소비하는 대사에너지가 많아 몸에 비해 많은 물고기를 사냥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마우지 피해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조류학자인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는 “어선들이 저인망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등 물고기가 사라지자 가마우지가 양식장을 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박사 역시 “새들은 서식지가 훼손되면 대체할 공간을 찾아간다. 해수 수온이 떨어지면서 먹이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사냥이 쉬운 가두리 양식장을 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가마우지가 섬을 황폐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 교수는 “이동시기에 가마우지 등 조류 서식지에서 배설물로 인해 발생하는 백화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조류와 숲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박사도 “가마우지의 배설물이 숲을 훼손하기는 하지만 물속의 물질을 숲으로 이동시켜 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배설물에 있는 인, 질소, 칼륨이 숲에 공급돼 비료로 이용되기 때문”고 설명했다.

백 박사는 이어 “현재 가마우지로 인한 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심각하다. 양식장 주변에 그물덮개를 씌우는 등 사전 예방조치를 하고 장기적으로 가마우지 서식정보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