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SPC가 편의점과 기업형수퍼마켓(SSM)에 공급하는 빵을 제품명만 바꿔 슬그머니 값을 올려 ‘꼼수 인상’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는 지난달 25일부터 SSM과 편의점에 공급하는 삼립 샤니 빵 10여종의 값을 평균 7.7% 가량 인상했다. 유산균 밀크샌드와 딸기샌드 등 5종의 가격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 올렸다.

SPC가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빵 가격은 아직 그대로지만, 이달 말께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오는 21일께 가격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SPC는 식자재로 납품하는 삼립빵도 이달 중 약 10%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푸드 업체와 커피숍 등에 공급하는 햄버거나 샌드위치용 빵이 해당된다.

지난해 밀가루값이 오르면서 조만간 빵값도 오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SPC의 가격 인상은 제품명만 바꿔 새로운 제품인 것처럼 포장해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 ‘꼼수 인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SPC가 만드는 제품의 중량이나 내용물은 바뀌지 않았는데, 이름만 바꾸면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제품명이 ‘해피 플러스’였던 제품이 ‘행복 가득’으로 이름이 바뀌거나 ‘바로토스트’라는 이름의 제품이 ‘바로 그대로 토스트’ 등으로 바뀌는 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가격 인상이 아닌 제품 리뉴얼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어서,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때 종종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업체의 예상처럼, SPC는 가격 인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SPC측은 “삼립과 파리바게뜨 모두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있지만 아직 값을 올리지 않았다”라며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빵값 꼼수 인상 논란에 대해 SPC 측은 “삼립식품이 판매하고 있는 전체 빵류 466종 중 66종에 한해 이뤄진 것으로 대부분 적자 품목”이라며 “식빵이나 크림빵 등 서민생활에 밀접한 품목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편의점 등에 들어가는 제품은 인상을 보류하기로 했고, 가격인상 논의는 파리바게뜨 등 SPC 그룹 차원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밀가루값 인상 이후 당연시 되는 빵값 인상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2010년)에서 빵, 과자류 생산가격 중 밀가루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9.1%다.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동아원, 삼양사 등 제분업체가 지난해 8~9% 정도 밀가루 값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빵값 상승 요인은 0.7%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과ㆍ제빵업체들이 원재료값 상승분을 넘는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 4월께 밀가루 가격이 9% 상당 오르 직후 제과업체들이 8~25% 정도 제품가격을 올렸다는 게 일례다.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국제 곡물가가 안정됐던 때에는 밀가루 가격이 일부 내렸지만, 과자나 빵 가격은 인하된 적이 없다는 것도 비판을 받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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