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김현경 기자] 실업, 빈곤 등 생계문제를 비관해 도심 한복판에서 투신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21일 오후 10시께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유명 백화점 7층 야외 베란다에서 백화점 직원 A(47ㆍ여) 씨가 뛰어내려 숨졌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투신 직전 남편과 남동생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시신은 사건 다음날인 22일 12시 30분께 순찰 중이던 보안실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수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지난 2월 25일부터 이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혼한 남편과 함께 2년 전 전세금, 대출금을 모은 2억원으로 펜션 투자를 했다가 실패하며 과다한 채무가 생겼으며 최근에는 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자택을 가압류 당하기도 했다.
정확한 채무액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지급한 이자만도 1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 한 복판 상가 건물에서 처지를 비관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대낮에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충무로2가 한 대형 쇼핑몰 11층 옥상에서 B (39) 씨가 뛰어내려 숨졌다. 건물 옥상에는 빈 소주병과 현금 50만원, 담배가 들어있는 가방이 발견됐고 유서는 없었다.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B 씨는 H사의 계약직 프로그래머로 평소 불안한 미래를 걱정했으며 최근 회사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족과 목격자 진술 등으로 미뤄볼 때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으로 결론 짓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 30~50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을 경제 문제라고 지적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50대 남성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61.5명, 50대 여성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20.7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용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 대인관계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시도된다”며 “이러한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전반적인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잇따른 자살은 유가족과 일반인에게 죽음을 충동질하는 방아쇠 효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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