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위인사 이례적 경고…“2~3년내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보다 더 심각한 위기 올수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회계협회 부회장이 중국 지방정부 채무가 “이미 통제 불능”이라면서 공개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던지는 등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수준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 지방정부의 채무 문제가 이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위기를 촉발할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방정부 채무 ‘통제 불능’=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자 1면 머리기사로 지방정부 채무 문제를 크게 다루면서 지방정부 채무가 중국 GDP의 40%에 해당하는 최대 20조위안일 것으로 추산했다. 홍콩 회계법인 신융중허(信永中和ㆍShineWing)의 중국 법인 대표이자 중국회계협회 부회장인 장커(張克)는 FT에서 “지방정부 채무가 이미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면서 “사태가 터지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심각한 금융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금융 체재 내 고위 인사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FT는 전했다.

장커는 “우리는 일부 지방정부의 채무를 회계감사한 결과, 상태가 너무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지방정부 대부분이 원금을 갚고 이자를 지불할 능력이 없어 앞으로 상황은 엄중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차환으로 급한 위기를 넘기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파면에 직면할 것이지만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FT는 지방정부가 설립한 투자기관들이 올 1분기 2830억위안의 채권을 발행했다면서, 이 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차입이 늘었지만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7.7%로 떨어졌다. 대규모 자금이 풀렸지만 경제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 것이다.

장커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새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갚는 차환뿐”이라면서 “언젠가 막다른 골목에 몰릴 날이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전에는 성 정부들이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제는 현 정부까지 가세했다”면서 “중국 내 2800여개 현 정부가 저마다 채권을 발행한다면 미국 주택위기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FT는 현재 중국의 각 성ㆍ시ㆍ현 정부의 채무 총액이 중국 GDP의 20~40%에 해당되는 100조~200조위안(약 1경8055조~3경611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2~3년 내 위기 터진다=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지방정부의 채무가 치솟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8년부터다. 그 해 중앙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 위해 금융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이후 지방정부의 채무가 눈덩이처럼 쌓여가면서 이제 관심은 언제 이 문제가 ‘폭발하느냐’로 모이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만기 연장, 중앙정부 보증하의 제한적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 부문에 대한 국가 관리 시스템이 아직은 잘 작동하고 있어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중앙정부 차원의 통제이고 지방으로 내려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획기적 대책 없이는 앞으로 2~3년 내에 상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