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유럽을 방문할 때마다 도로를 살펴보면 대부분 모델이 해치백이나 왜건이다. 한국이 통상 자동차의 표준이라 여기는 세단은 오히려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한국 시장에서 왜건은 성공하기 어려운 모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가 앞다퉈 왜건 모델을 선보이면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특히 레저 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왜건의 실용성이 조금씩 주목받는 추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더 뉴 CLS 슈팅브레이크는 왜건형 모델이다. 하지만 왜건스럽지 않은 모델이기도 하다. 왜건이라면 통상 떠올리곤 하는 ‘투박함’을 벗었다. 고급스러움과 실용성, 양립하는 두 가지를 조화해보려는 시도가 느껴진다.
슈팅브레이크는 유럽 귀족이 사냥을 나갈 때 사람과 장비를 실어 나르던 운송수단을 일컫는 말이다. 이후 영국에서 쿠페에 적재공간을 더한 2도어 스포츠카를 슈팅 브레이크로 불리면서 대중적으로 그 명칭이 알려지게 됐다.
외관 디자인의 첫인상은 상당히 낯설다. 전면부는 기존 CLS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큼지막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로고가 강렬하다. 뒤를 보면 완전히 기존 CLS와 다른 모델이다. 왜건형이지만 쿠페처럼 날렵한 디자인이다. 멀리서 보면 왜건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선을 갖췄다. 실제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모델을 5도어 쿠페로 분류한다. 왜건이지만 왜건이 아닌 모델, 엄격히 분류하자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그먼트라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겠다.
최대 1550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만큼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게 이 모델의 주요한 특징이다. 뒷좌석을 접지 않더라도 충분히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뒷좌석 역시 성인 3명이 타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는 정도였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의 묵직한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렸다. 이 모델은 배기량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에 자동 7단 변속기를장착했다. 최고출력 204마력에 최대 토크 51㎏ㆍm를 갖췄다. 최고 안전 속도는 235㎞/h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8초에 돌파한다.
실제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갔다.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붙는 응답성이 탁월했다. 연비도 준수한 편이다. 복합연비 기준 15㎞/ℓ로, 이날 고속도로와 도심을 반복해 실제 측정한 연비는 12㎞/ℓ를 기록했다.
역시 가격은 만만치 않다. 판매가격은 8900만원이다. 경쟁모델로 꼽을 수 있는 건 아우디 A7으로, 가격대도 비슷하다. 프리미엄왜건이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가, 그 시금석이 될만한 모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