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흥행공식 배제 청소년용 MORPG … 더 쉽게, 더 편하게 개발한 게임성 매력적
'크리티카'로 연일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게임이 또 다른 MORPG 라인업 '던전 스트라이커' 담금질에 돌입했다. 한게임은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던전 스트라이커'의 3차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마쳤다. 3차 테스트 당일 게임은 서버 폭주로 인한 접속 불안 현상이 발생했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게시판에는 '테스트가 시작하자마자 끝났다'는 논조의 패러디들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관심도는 높은 편. 당일 밤 9시경에는 마을 곳곳에 자리잡은 다수 유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게임으로는 드물게 테스트 당일 실시간 검색어 3위, 게임 종합 일간검색어 20위권에 올랐다. 서버 불안을 사과하기 위해 '문화상품권'을 테스터 전원에게 지급하는 마케팅을 한 이유일수도 있겠으나, 단순 그것만으로는 검색 폭주를 설명할 수 없다. 분명 게임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금주 게임콕콕으로 다뤄 봤다.
쉽다. 너무 쉽다. 접속해서 C키만 누르고 있으면 된다. 몬스터가 죽으면 움직이고, 다시 C키를 누르고. 이리 쉬운 MORPG가 있었나 싶다. 하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HP가 아직도 가득차 있는데 50% HP회복 아이템이 나온다. 코어 게이머는 납득하기 힘든 난이도다. 초반부라 그렇겠지 하고 다음 스테이지를 진행해본다. 역시 C키만 누르면 해결된다. 레벨업 트리를 타더라도 마찬가지다. 스테이지가 거듭될수록 몬스터들의 데미지와 체력이 늘어나지만 이와 정비례하게 데미지도 늘어난다. 몬스터와의 거리 조절만 잘 하면 죽을 일이 없어 보인다. 가만히 서 있는데도 데미지 콤보가 들어가고, 몬스터들이 접근하다 죽는다. 원거리 몬스터가 나오면서부터 아무 생각없이 하다가는 죽겠다 싶어 조금씩 캐릭터를 움직여 본다. 그렇다 치더라도 게임은 너무 쉽다. 힐러 한명만 옆에 붙어 따라다니면 밤새도록 가만히 서서 사냥할 수 있을 것 같다.
10대를 노린 MORPG오랜만에 손이 편한 MORPG여서 깜짝 놀랐다. 마이크로 콘트롤에 데미지 한 번 입으면 빈사 지경에 이르러서 파티원들에게 욕을 먹는 MORPG만 나오는 요즘 이리 쉬운 게임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제서야 깜짝 놀란다. 이것은 '10대 청소년'을 공략하는 게임인 것일까. 그러고 보니 배경 그래픽과 캐릭터 그래픽을 생각하게 된다. 마치 동화를 연상케 하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부담감 없는 디자인에 아기자기한 그래픽이다. 몬스터들도 비교적 귀여움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크리티카'가 흥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MORPG인 '던전 스트라이커'를 선보이는 이유는 근본 유저층이 다르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 같다.
▲ 초반 마을은 목요일 늦은 시간 에도 유저들로 가득하다
왜 SD캐릭터는 정면을 바라보지 않을까그런데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의문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원화의 퀄리티와 SD캐릭터간 상관관계에 우선 궁금증이 든다. 소위 말하는 일본풍의 '여신님' 포스가 물씬 풍기는 캐릭터들이나 마을 경비병 캐릭터 조차 몇날 며칠을 붙잡고 작업한 흔적이 역력하다. 세부 디테일을 확실하기 잡기 위해 캐릭터 컬러를 결정하고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각 원화간 통일성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런데 캐릭터들은 '귀엽다'라기 보다는 '코어 층을 노리고 만든 캐릭터'다. 그런데 화면 상에 나오는 NPC들은 대부분 정면을 바라보지 않는다. 복장이나 분위기는 원화와 유사하지만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완성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급하게 수정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것일까 의문투성이다.
▲ 일반 시점으로 진행하다 보면 NPC들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덜 쉬운(?) 인터페이스난이도가 대폭 하락했다고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코어 게임의 그것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 난이도가 하락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MORPG라고 보기에는 불편한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아이템을 획득하는 부분부터 이질감이 있다. 몬스터가 떨어트리는 코인(골드)이 벽사이와 같은 곳에 떨어져 주울 수 없는가 하면, 수시로 떨어지는 부가 아이템은 스페이스바를 눌러 하나하나 주워야 한다. 또,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일히 스페이스바를 눌러줘야 하는데, 굳이 눌러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싶다. 특히 반복적인 진행 구도상, 같은 키(스페이스바) 사용 빈도가 너무 높다. 더 편하게 더 쉽게 만드는 게임을 모티브로 한다면 필요 없는 액션들을 줄이고 더 쉽게, 더 빠르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키보드를 누르지 않고도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 하나하나 눌러줘야 동작한다. 스페이스바만 누르면 되는데 그것 조차 번거롭다
곳곳에서 보이는 아쉬움의 끈사실 따지고 보면 '던전 스트라이커'는 탄탄한 기술력과 기본기가 바탕이 된 게임이다. 캐릭터의 움직임, 배경 그래픽의 퀄리티, 각 캐릭터간 스킬 설정 등 프로그래밍과 디자인, 기획력을 세밀히 파고 들어가 보면 연차가 확연히 보이는 게임이다.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청소년을 위한 MORPG'라기 보다 이것만은 포기 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다. 곳곳에 숨어있는 '하드코어'형태의 게임성이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중반에 도달하면 이는 명확하게 확인된다. 개발자가 숨겨놓은 요소들을 눈치 채야만 쉬운 게임, 눈치를 채지 못하면 어려운 게임에 속한다. 예를들어 매복된 몬스터가 등장하는 타이밍에 특정 스킬을 쓰면 아주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지역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고생하는 식이다. 알고 보면 '이 보다 하드코어 한 게임은 없다'를 모티브로 개발된 게임이 도중에 콘셉트를 바꾼 것 같다. 기왕지사 바꾼다면 확실하게 바꿔야 한다. 추후 업데이트를 하드코어하게 가져가더라도 라이트한 게임성을 초반에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 첫 보스를 클리어하게 되면 볼 수 있는 컷신 무비
진입장벽 테스트가 절실한 게임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을 보면 진입장벽이 명확히 갈린다. 우선 초반부 첫 던전이 끝난 5레벨 시점에서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1차 진입장벽이 형성된다. 한 손가락으로 코파면서도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은, 이 때부터 양손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플레이 해야 한다. 이후 보스 몬스터들을 만나면서 난이도는 더욱 상승하는데, 이 타이밍에 와서는 하드코어 MORPG의 전형을 보여준다. 파티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타이밍이어서, 자동 파티 매칭 시스템 등이 필요한 시기로 예상된다. 이 두 시기만 잘 넘기면 게임에 유입된 유저들의 이탈률이 대폭 하락하면서 흥행성과도 직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 베타 테스트에 앞서 최종 점검 차원에서 진입 장벽 테스트를 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 파고들 요소가 많은 코어 게임, 하지만 유저가 초반부터 이탈해 버린다면?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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