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자니 한은 스스로 부정…동결하자니 재정정책과 엇박자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금리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한국은행의 상반된 시각이 노출된 가운데 금통위가 정부와의 공조를 선택할지, 아니면 금리 동결을 옹호했던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관심이다.
정부는 한국판 ‘재정절벽(Fiscal Cliff)’까지 언급하며 경기급락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둔화와 균형재정 목표 등으로 12조원 수준의 세입결손이 우려된다면서 재정지출의 급격한 축소에 따른 하반기 경기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올 성장률 전망치를 연 2.3%로 대폭 낮추며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기준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하지만 경제회복 정책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정책 공조를 위한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내비치는 형국이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의 당위성을 계속 강조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할 수는 없다”(3월 경제동향 간담회), “낮은 이자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우리가 느끼지 못한 가운데 형성되는 취약점에 대한 우려가 있다”(3월 시중은행장 간담회) 등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작용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내리자니 그간 김 총재가 시장에 보낸 시그널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고, 동결하자니 재정정책과의 엇박자가 불가피하게 되는 딜레마가 벌어지고 있다.
시장과 전문가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당초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금통위원을 지낸 한 경제계 인사는 “한국은행이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부합하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남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