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25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이 나간 이후, 사위와 이종사촌 여대생 하지혜 씨(당시 22살)가 사귀는 것으로 오해하고 여대생 청부 살인을 지시한 한 중견기업 회장 사모님인 윤 씨를 둘러싼 검찰과 병원의 비리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편은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사건의 주범 윤 씨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수감생활을 회피해 온 사례를 통해 유전무죄의 단면을 들여다봤다.

이 정도라도 사건의 실체가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혜 양 아버지의 끈질긴 추적 때문이었다. 아시아 일대를 돌며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하면 눈물겹다. 결국 지혜 양의 아버지는 MBC ‘시사매거진 2580'에 이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해 사건의 실체가 널리 알려지게 됐다. 가히 ‘한국판 테이큰(딸의 납치범을 뒤쫓는 특수요원 출신 중년 남성 이야기를 다룬 영화)' 같은 이야기다.

사람들은 그동안 가진 자들의 횡포로 인해 억울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하며 이 프로그램에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윤 씨에게 엉터리 진단서를 발부해준 의사와 형집행정지를 결정한 검찰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여대생 지혜 양은 지난 2002년 경기도 하남 검단산에서 머리와 얼굴에 공기총 6발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결과 중견기업 사모님인 윤씨가 판사인 사위와 숨진 여대생이 사귀는 것으로 오해하고 저지른 사건으로 윤씨는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윤씨는 감옥에 있는 대신 유방암 치료를 목적으로 형집행정지 허가를 받은 이래 수차례에 걸쳐 연장 처분을 받아 병원 특실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검찰로부터 ‘하늘의 별따기’라는 형집행정지를 허가받았다.

윤 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단서에 기재된 질병은 유방암, 파킨슨증후군, 우울증 등 무려 12개에 달했다. 제작진이 전문의들에게 자문을 구해 분석한 결과 진단서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질병이 과장돼 있는데다 일부 질병은 실제 검사를 한 의사의 진단과는 다른 내용이 진단서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제작진의 취재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검찰은 방송을 나흘 앞둔 지난 21일 윤 씨의 형집행정지를 전격 취소하고 그녀를 재수감했다. 형집행정지 허가 기간이 6월 17일까지인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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