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입금이 늦어도 지연 페널티가 장난이 아닙니다” “일단 진입은 쉽지만 새우잡이배 신세처럼 접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가맹점주 자살사태까지 몰고온 편의점 가맹본부와 편의점 간의 갑을관계의 일단이 드러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7~23일 기간 전국 편의점 300개사를 대상으로 ‘편의점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불공정행위 실태 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편의점 운영자의 39.3%는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등에 대해 가맹점의 대부분(67.8%)은 특별한 대응없이 거래를 감내(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 가맹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이 54.0%이며, 60.7%는 계약해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이번 편의점 실태조사는 지난 대선시 논의되었던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재확인 한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갑을 문제’를 해결하고 당당한 경제의 주역으로 자리메김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편의점주들이 밝힌 불공정 사례>
▶ 들어오기는 쉽지만 일단 들어오면‘새우잡이배’신세=편의점은 초기 투자비용이 다른 가맹사업에 비해 아주 적은 편입니다. 인테리어비, 시설비, 영업개시 상품입고비 등 모두 본부에서 부담합니다. 그러니까 가맹비, 판매보증금 등 해서 최소 5천만원만 해도 창업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점포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이익분배비율만 조정하면 본부에서 점포 임대보증금을 부담하기도 하니까요.
본부의 개발부 직원은 이 자리에서 사업하시면 일매출 150만원은 찍을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무슨 근거서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소개소에서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 가맹본부 직원이 그렇다고 얘기하는 데 그런 줄로 믿게 되죠!
게다가 장사가 안되도 걱정 하지 말라고 합니다. 최저 수입 월500만원을 보장해 준다고 얘기합니다. 큰 자본없이도 창업을 할 수 있고, 최저 수입도 보장해 준다고 하니 편의점 하겠다는 사람은 줄을 서게 되고 가맹본부는 손해볼게 없으니 더더욱 점포확장에 열을 올리고 그러다 보니 편의점간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겁니다.
하지만 편의점은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그 순간 ‘새우잡이배’를 타게 되는 겁니다. 예상했던 만큼 수입이 안되서 그만 둘려고 해도 해지위약금이니 인테리어비니 해서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하고 판매 재고물량도 반품이 안되니 이런저런 비용을 따져보면 들어올때 보다도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럴 돈이 있겠습니까? 그만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계속해서 영업을 해봐야 손해만 늘어갑니다.
해지위약금은 계약기간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10개월치의 손해액을 요구합니다. 물론 최근에 공정위에서 조금 낮추기는 했습니다. 인테리어비 등 시설비는 잔존가액을 기준으로 요구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얼마의 비용이 들어갔는지는 모릅니다.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수입품 등 고급 자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무슨 영수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략적으로 계산해 봐도 시장가격의 2배는 되는 거 같습니다. 계약 해지를 하려고 본부에 가면 비용청구 내역서를 보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회사기밀이라며 절대 주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만 볼 수 있다보니 이것저것 따져볼 시간이 없습니다.
매장에 깔려 있는 재고물량도 절대 반품이 되지 않습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편의점에서 부담해야 합니다. 싸게 팔든지 알아서 처리하라고 합니다.
▶개별 사업자인지 ‘계약직 사장’인지 애매=오늘 판매한 판매대금을 내일 오후 6시까지 전액 가맹본부에 입금해야 합니다. 손님이 물건값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에도 결제대금이 편의점으로 입금되는게 아니고 본부에서 다 관리합니다. 편의점은 갑자기 현금을 쓸 일이 있어도 쓸 수가 없고 그렇다고 아르바이트 급여 지급을 늦출 수도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정말 난리가 납니다.
편의점은 매월 말 기준으로 매출액을 정산해서 이것저것 제하고 익월 15일에 편의점 몫을 받습니다. 우리는 꼬박꼬박 판매한 다음날 바로 바로 입금하는데 본부에서는 정산 기준일로 부터 15일이나 늦게 입금합니다. POS에 매출현황이 바로 찍히기 때문에 15일이나 늦게 지급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내가 내 사업을 하는 건지 매달 판매한 만큼 성과금을 받는 직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아니 차라리 직원이라면 편할 것 같습니다. 이건 뭐 관리비, 아르바이트비 등 책임은 책임데로 다 져야 하니 말이에요.
게다가 우리 점포는 사업자가 둘 입니다. 하나는 제가 사업자이고 또 하나는 본부 사업자가 있습니다. 폐점하게 되면 거리제한이 있는 담배판매사업권을 다른 가게가 가져갈 수 있게 되니까 이를 막기 위해서 담배판매사업권을 본부 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 제가 사업자가 맞는지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고리대금 보다 더한 ‘매출송금 지연 패널티’=오늘 판매한 대금을 내일까지 본부에 입금해야 하는데, 하루라도 늦게 입금하면 패널티를 물게 됩니다. 1일 늦으면 1만원, 2일은 2만원, 3일은 4만원, 4일은 8만원, 5일은 16만원., 6일은 32만원, 7일은 64만원. . . 이런식입니다. 무슨 고리대금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됩니까? 왜 신체포기각서는 안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본부는 편의점에 15일이나 늦게 입금하니 얼마를 더 줘야 하는 겁니까? 최소한 은행 이자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늬만 ‘최저수입보장’, 실제로는 ‘무이자 대출’=편의점에는 최저수입보장이라는게 있는데, 연간 5천만원 내지 6천만원 정도 합니다. 그러니까 6천만원일 경우 월 수입 500만원을 보장해 준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이번 달 수입이 400만원밖에 안되면 100만원을 더 줘서 500만원을 채워준다는 얘기입니다. 정말 괜찮은 것 같죠? 하지만 이게 다 빚입니다. 이번 달에 100만원을 받았으면 다음 달에 장사가 좀 잘되서 수입이 600만원이 되면 지난 달에 받은 100만원을 제하고 500만원만 입금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10개월 동안 계속해서 매달 지원금 100만원씩 받았다고 하면 1,000만원의 빚을 지게 되는 겁니다. 언제고 갚아야 할 돈이란 말이죠. 월 500만원을 보장해 주는게 아니고 실제로는 무이자로 월 500만원까지 빌려준다는 얘기인 거죠.
조문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