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설정 실수로 그래픽 퀄리티에 당황 … 낮선 조작감 익숙해지면 최고 퀄리티 게임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1대 회장인 정무식 개발이사와 원작 '레드 블러드'를 그린 김태형 아트디렉터를 주축으로 1세대 개발자들이 포진돼 게임을 개발했다. 사업적으로 이를 보완해줄 김찬준 고릴라바나나 대표는 과거 게임 잡지 시절부터 언론인으로 활약했던 인물. 여기에 '오디션 신화'의 주역 중 한사람인 박재우 빅스푼코퍼레이션 대표까지 가담해 진격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5월 7일 신작 MMORPG '레드 블러드'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약 2주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금주 게임콕콕을 통해 들여다 봤다.
'레드 블러드'는 2006년 10월 개발을 선언한 작품이다. 당시 기술력으로는 상당히 힘들어 보였던 3D액션RPG를 목표로 RPG와 어드벤처, 액션을 결합한 게임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출발했다. 2년 뒤인 2008년 어느날 고릴라바나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게임을 테스트한 기억이 있다. 당시 기억으로는 '블레이드 & 소울' 제작 발표회에서 받았던 충격 만큼이나 강력한 비주얼을 구사하는 던전형MMO였다. 충실한 캐릭터 디자인과 배경 그래픽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 빛나던 캐릭터의 모습은 우리 기술력으로 완성한 차기작 '디아블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게임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 했건만 좀처럼 공개될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마비노기 영웅전'이나 'C9'이 먼저 나오면서 '레드 블러드'는 '가능성 높은 기대작'으로 수년을 소비한다. 그리고 지난 20011년 빅스푼코퍼레이션이 퍼블리싱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이 공개될 준비를 마쳤다. 2년 뒤인 2013년 5월, 7년의 기다림 끝에서야 드디어 '레드블러드'가 세상에 나왔다.
최적화와 보여주기의 차이너무나도 기대가 큰 탓이었을까.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세기말적 분위기 속에 지하 속에서 빛나던 캐릭터는 오간데 없고, 싼티나는 여성 캐릭터가 실오라기만 걸치고 눈 앞에 서있다. 기분탓이겠지. 가능한한 많은 부위를 가린 캐릭터를 선택하고 서둘러 게임 속에 들어선다. 충격이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게임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5년전 중국에서 유행했던 MMORPG를 보는 듯한 게임 캐릭터와 그래픽이었다. 캐릭터를 움직이자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온다.
다른 이들의 의견들을 묻고자 홈페이지를 뒤적거린다. 그제서야 '옵션 상의 문제'란 것을 알아챘다. 실제로 스타트 옵션들을 최대치로 올리자 한결 편안한 그래픽이 눈앞에 펼쳐진다. 기본 옵션을 너무 낮게 잡은 것이 큰 문제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게임 자체가 액션성이 가미된 무차별 PvP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전투에서 랙이 없어야 한다. 개발사는 그래픽의 퀄리티 보다 게임의 최적화를 우선 선택해 처음 옵션을 잡은 것이다. 반면 이것으로 인해 커뮤니티에서는 그래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차라리 시작 시 그래픽 옵션을 높게 잡아두고 이후에 랙이 발생하는 유저들에게 개발 안내하는 것이 훨씬 괜찮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색다르고 화끈한 몰이사냥정령사를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하기로 결정했다. 초반부 옵션들보다 당장 화려한 액션에 목마르다. 무작정 스킬을 배우고 필드로 돌진한다. 스킬을 쓴다. 그런데 안맞는다. 바로 눈앞에 몬스터가 있는데 명중될 기미가 없다. 도무지 거리 감각이 잡히지 않는다. 스킬 설명을 보면 이유가 명확하다. 정령사의 초반 스킬은 12미터에서 20미터 사이 거리에서 동작한다. 일반적인 타 MMORPG에서 마법사들의 전투가 20~30미터 거리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기존 감각으로 접근하면 스킬이 맞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스킬창을 열어 꼼꼼히 설명을 읽어 본다. 정령사들의 스킬은 의외로 몰이사냥에 최적화돼 있었다. 때문에 몬스터들을 3~4마리씩 몰아 놓은 다음 스킬을 연사해본다. 쉽게 잡힌다.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사냥이 가능하다. 조금씩 스킬을 배우고 방어구를 업그레이드 하자 동레벨대 몬스터는 7~8마리까지도 몰아서 한번에 사냥할 수 있다. 포션 콘트롤만 잘된다면 10마리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서 몬스터 주위를 끈 다음에 빙빙 돌면서 주변의 몬스터들을 묶고 전체 광역스킬 한방 이후에 마우스 오른쪽 버튼 연타로만 가능한 콘트롤이다.
방대한 콘텐츠에 '헉'슬슬 게임에 적응이 되자 전체 게임이 달라 보인다. 의외로 빠른 레벨업 속도에 콘텐츠가 바닥날 듯 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용병단 시스템과 전체 포인트 때문에 보조 캐릭터(부캐)를 계속 키우도록 돼 있고, 펫을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후 PvP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게임은 후반부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이미 준비돼 있다. 왠만한 게임에서 히트한 콘텐츠와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7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허투루 보낸 것이 아니었다. 아직 초반인 탓에 활성화되지 않은 콘텐츠가 다수 있다. 특히 PvP게임의 핵심인 길드간 갈등이나 유저간 갈등이 아직 전면적으로 표출되지 않고 있어 현재 게임은 가능성만 남은 상황이다.
서비스부터 차근차근 잡아야현재 게임 내 분위기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당초 게임은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서버 증설까지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뒤이어 게임에 적응하지 못한 유저들이 조기 이탈하면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대로 24시간 게임에 접속하면서 플레이하는 충성 유저들도 적지 않아 타깃층만 잘 잡으면 향후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신규 유저들이 적다는 점. 특히 초보 마을에는 한시간에 한두명 유저가 보일 정도로 모수가 적다. PvP게임 특성상 후발 유저들이 줄어들 경우에는 게임이 한 방에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처음부터 충실한 보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터페이스적인 보완이다. 텍스처 퀄리티를 가능한한 높게 끌어올린 이후에서야 타깃 커서가 보이는 문제부터, 캐릭터의 특수 기술을 나열한 인터페이스(J버튼)의 접근성을 높여 숨겨진 기술들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또, 기본적인 튜토리얼을 통해 광역 사냥을 하는 방법을 설명해서 게임성을 익혀나갈 수 있는 보완도 시급한 문제다. 이처럼 기초적인 문제들만 해결된다면 게임은 조금씩 유저들을 끌어모으며 입소문을 탈 만한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중국과 같이 기본적인 유입 유저들이 많은 국가에서는 게임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초반부터 충실히 보완해 더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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