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 많은 생쥐 제리가 커피잔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득의만만한 포즈다.

아, 그런데 커피잔 속에 고양이 톰이 허우적대고 있다. 제리가 왜 쾌재를 부르는지 알 것 같다.

이 ‘검은 조각’은 젊은 작가 최정유의 작품 ‘티타임’이다. 최정유는 ‘애니메이션계의 고전’으로 불리는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패러디한다. 우둔한 말썽쟁이 톰과, 영리하고 꾀 많은 제리를 그림자놀이 기법으로 대비시키며 우리네 삶을 은유한다.

인간이 그렇듯 톰과 제리도 끝없이 싸우고, 사랑하며, 꿈을 꾼다. 작가는 “고양이 톰은 제리의 그림자로 존재한다. 하지만 제리도 그림자가 없다면 실체로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최정유의 조각은 삼청동 갤러리 아트파크(23일까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