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미녀, 그리고 사차원. 최강희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도저히 30대로 보이지 않는 외모와 엉뚱한 성격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 최강희. 외모와 성격 뿐 아니라 연기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낸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그에게 러브콜은 끊이지 않는다.

그가 가슴 따뜻한 영화 ‘미나문방구’로 돌아왔다. 약 3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최강희는 힘든 일상에 찌들어 살아가지만 아버지의 문방구를 맡은 후 아이들을 만나며 점점 변화를 맞이하는 캐릭터 미나를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했다.

# 밝은 작품만 선호하냐고?

그동안 최강희가 출연한 작품 중 어두운 스릴러나 공포물은 찾아 볼 수 없다. 남녀 간 로맨스,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실제로 밝은 작품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란다.

“사실 어두운 걸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보여지는 건 밝은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하지만 무조건 해맑은 걸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인간의 내적인 외로움을 다룬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대사 하나하나에 공감가는 것들이요. 단지 국내에서 그런 작품을 쉽게 만날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죠.”

작품 이야기가 나오니 큰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등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유쾌하고 명랑한 영화같지만 알고 보면 인간의 소외감과 집착을 그려낸 작품이죠. 아, 또 있어요. 양익준 감독님이 추천해 주신 ‘버팔로 66’도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웃음)”

최근에는 솔직하고 담백한, 내숭 ‘제로’의 연기가 각광받는 추세다. ‘미나문방구’의 미나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우유부단한 캐릭터는 별로 없고, 드센 캐릭터가 많더라고요. 대놓고 내숭을 보여준 연기는 ‘달콤한 나의 도시’ 외에는 없던 것 같아요. 예전에 친구랑 함께 이야기했던 작품이 있었어요. 알고 보면 캔디가 나쁜 여자인거죠. 아직 뭐 구체화 된 건 없고요.(웃음) 발상의 전환은 늘 재밌어요.”

# 재발견을 원한다

‘미나문방구’는 마치 동화책 속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영화다. 그래서일까. 따뜻한 연출이 곳곳에 눈에 띈다.

“참 아기자기한 영화죠? 게다가 촬영장소였던 경주는 낮은 건물밖에 없어서 해가 그대로 들어오더라고요. 고스름한 빛이었어요. 그래서 영화도 참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뭔가 색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느리게 느껴지죠. 그런데 그 속에 뛰어다니는 인물들은 다 동적이잖아요. 이게 참 매력이라니까요.”

‘미나문방구’는 정익환 감독의 입봉작이기도 하다. 최강희는 “저와 호흡하신 감독님들 대부분이 신인이셨다”며 웃어 보였다.

“저는 공교롭게도 이한 감독님의 ‘내 사랑’을 제외하고는 다 입봉하시는 감독님이었어요. ‘와니와 준하’, ‘애자’, ‘쩨쩨한 로맨스’ 등등요. 한 번쯤은 허진호 감독님과 한 번 작업해보고 싶기도 해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등에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거든요. 운이 좋아서 그동안 절 많이 보여줬으니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너무 ‘로코’물만 들어오는데 한 번쯤 ‘재발견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기도 해요.”

솔직하고, 소신이 뚜렷했다. 이번 영화는 부담 없이 가볍게 임했단다. 특히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봉태규에 대해서는 “그런 배우는 처음이었다”고 칭찬했다.

“파트너가 봉태규 씨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좋아했어요. 사실 예전에 태규 씨가 용건이 있어서 전화를 한 적 이 있어요. 그 독특한 남자 배우에게 전화가 왔다는 게 너무 신선했어요.(웃음) 연기 할 때도 너무 편했고요. 최고였죠.”

# 사차원? 관심의 반영 아닌가

데뷔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최강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사차원’. 그는 “나를 가두게 하는 수식어이긴 하지만, 이 또한 관심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휴대폰이 아닌 삐삐를 가지고 다녔을 때 더 사차원이라는 말을 듣곤 했죠. 수식어가 사실 부담스럽기는 한데 다른 말로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단 거잖아요. 다른 행동을 해도 수식어에 맞춰 적응을 해주시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아무래도 부담이 더 크죠. 옷을 대충 입고 싶고, 화장을 안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더 차려 입고 더 발라야 하니까요.(웃음)”

최근에는 KBS2 ‘1박 2일’에 출연해 특유의 소탈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주원의 절친으로 등장, 솔직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주원이라는 소중한 파트너를 얻게 돼서 기뻐요. 전 참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아요.(웃음) ‘1박 2일’은 정말 재밌게 촬영했죠.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어요. 친구들이나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던 것 같아요. 저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잔병치레로 고생한 적은 거의 없단다. 의외였다.

“‘7급 공무원’을 촬영하면서도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어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운동을 한 적도 없는데 말이죠. 원래 잔병치레가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있으니, 더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겠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