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선 ‘스피드왕’이지만, 내한행사에선 ‘지각대장’?
영화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의 주연배우 빈 디젤이 국내 취재진 30여명을 만나는 간담회에선 지각을 해 빈축을 샀다. 20분을 예정한 공동 인터뷰장소에 약속시간을 20분이나 넘겨 나타났다.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최측인 할리우드 직배사 UPI코리아가 영화 홍보를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탓이다.
빈 디젤과 미셸 로드리게스, 성강, 루크 에반스 등 ‘분노의 질주’ 출연진은 지난 13일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시사회 후 기자회견을 갖고 바로 자리를 이동해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국내 기자단과 공동인터뷰에 임했다. 30~40명의 취재단은 각 10명정도씩 한 조를 이뤄 각 배우별로 20분간 문답을 하기로 예정된 자리였다. 그러나 취재진보다는 배우들의 편의와 예우를 위해 강남의 한 고급 호텔을 인터뷰 장소로 잡아놓고도 빈 디젤과 출연진은 예고도 없이 수십분을 지각했다.
이날 파행적인 진행은 무리한 프로모션 일정으로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빈 디젤의 경우 12일에 전세기로 입국해 바로 케이블 채널 XTM의 ‘탑기어 코리아 시즌 4’ 녹화에 참석했고, 13일부터는 오전 10시부터 용산시사회와 기자회견, 역삼동에서의 공동인터뷰를 거쳐 영등포의 한 극장에서의 레드카펫 행사를 치른 후 이날밤 전용기를 타고 필리핀을 향해 출국했다. 더 이상 시간을 내긴 ‘아까워’ 1박2일의 빠듯한 일정을 잡아놓고 자신들의 편의와 동선에 맞춰 국내 언론과 관객들을 동원하려 한 배우측과 수입사, 홍보사의 욕심이 빚어낸 파행이었다.
빈 디젤은 시종 익살맞은 행동으로 팬들과 언론을 맞았으나, 기자회견에선 미묘한 ‘고자세’를 보여줬다. 6편째에 이른 시리즈의 차기작을 한국에서 촬영할 뜻이 없냐는 질문에, “이제까지 촬영지는 (각 도시나 국가가) ‘와서 해달라’고 해서 갔던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분노의 질주’를 촬영하기 원한다면 (우리에게) 신청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흥행공약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 영화가 한국에서의 모든 기록을 깰 경우 차기작에서 한국 배우를 캐스팅하겠다”고 큰 선심을 쓰듯 말했다. 덕담이나 하자고 던진 질문이었지만, 답변 속엔 빈 디젤이 생각하는 ‘갑’과 ‘을’이 명확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