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7. 우리나라 중소기업 위상을 얘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숫자다.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의 87%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절대다수가 그동안 1%도 안되는 극소수의 지배 아래 숨죽이며 수 십년을 살아왔던 게 사실이다. ‘경제민주화’ 요구는 이런 자각과 반성에서 출발했다. 중소기업도 제 역할만큼 대접해달라는 것이다.
2년여 진통 끝에 경제민주화는 사회적 동의를 얻기에 이른다. 그 결과 납품가 부당 인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하도급법이 최근 개정됐다. 수탁 중소기업이 위탁 대기업에 납품 물품의 제값을 쳐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어 기술탈취,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정착시킬 제도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김기문(58)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앙회 수장으로서 이런 경제민주화의 제도적 정착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중소기업계가요구한 경제민주화 요체는 거래의 불공정ㆍ제도의 불합리ㆍ시장의 불균형이란 ‘3불 문제’ 해결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만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생태계 구축이다.
김 회장은 2007년 2월 중기중앙회장에 당선된 이래 첫 임기 4년간은 중소기업 위상 강화에 주로 힘썼다. 2011년 2월 중앙회장으로 재선된 이후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를 꺼내 들었다. 동시에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혁신노력과 함께 엄격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다.
중기중앙회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경제 5단체 중 하나다. 최근 중앙회의 위상은 경제 5단체 중 최고 지위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민주화 정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자 김 회장에게는 최근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개성공단 처리 문제다.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간 정치적 긴장의 산물이긴 하지만, 중소기업 역외가공의 최적지였다는 점에서 되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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