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내부 작업중 산소부족 협력업체 직원들 목숨 앗아가
민노총 “석달새 6건 사고 발생” 부실한 안전관리 다시 도마에
현대제철 당진 공장의 전로(용광로) 안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 5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2시25분께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현대제철 공장에서 협력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A(25) 씨 등 5명은 쇳물을 녹이는 지름 5m, 깊이 8m 전로 내부에서 쇳물 분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도중, 아르곤 가스가 누출되며 산소 부족으로 사고를 당했다. 시신은 당진종합병원에 안치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로 보수와 테스트를 마친 후 작업자가 사다리를 비롯해 안에 남아 있는 장비를 철거하려고 들어갔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화 벽돌을 쌓으면서 내부에 설치한 배관에 이상이 없는지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확인한다”며 “테스트 후 가스가 남아 있지 않게 다 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아르곤 자체는 크게 유해하지 않지만, 공기보다 무거운 탓에 바닥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갖고 있어 산소 농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선 지난해부터 근로자 사망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산업재해사고 은폐 규탄’ 기자회견에서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 동안에만 총 6건의 사고가 현대제철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9월 5일, 철 구조물 해체작업 중이던 B(50) 씨는 쓰러진 철 구조물에 깔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10월 9일엔 크레인 전원공급 작업 중이던 C(43) 씨가 감전으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25일엔 기계설치 작업 중 추락한 D(56) 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에 빠졌다.
특히 그해 11월엔 3건의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2일 작업 발판 붕괴로 E(53) 씨가 해상으로 추락해 숨졌고, 8일엔 F(43) 씨가 이동 중 감전사했다. 다음날인 9일엔 현대하이스코 신축현장에서 G(33) 씨가 기계설치 작업 중 기계 사이에 몸이 끼여 병원에 이송됐으나 목숨을 잃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하루에 1만명 이상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가 잦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직원들 안전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안전사고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던 유종준 당진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은 “현대제철은 인건비 절감과 노조 활동을 방지하려고 많은 업무를 협력업체에 맡겼지만 정작 협력업체 직원들은 해당 업무에 익숙지 않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 공장의 해당 전로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편 현대제철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진ㆍ이지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