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ㆍ이정아 기자]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A(31) 씨는 지난 3월 15일 “씨티캐피탈에서 신용으로 800만원까지 대출해 줄 수 있는데 대출 조건이 미흡하니 신용보험에 가입하면 대출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대출이 필요했던 A 씨는 신용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즉시 B(50) 씨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36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대출은 나오지 않았고 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통장 명의자 B 씨를 추적했지만 B 씨 역시 또 다른 피해자로 밝혀졌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B 씨는 “ ‘정부 시책에 맞게 햇살론 대출을 해주겠다. 현재 9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데 다만 대출 조건이 미흡해서 2500만원을 더 송금하면 신용보험에 가입해서 대출 한도를 5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화를 받고 돈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B 씨는 또 “대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해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주민등록증 사본도 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 씨의 개인정보는 대포통장을 만드는 데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신한캐피탈, 우리캐피탈, KDB캐피탈 등 유명 캐피탈사를 사칭해 1877-9527, 1877-9504 두 개의 전화번호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신용대출을 해주겠다’며 신용보험료 명목의 현금과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법의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B 씨를 비롯해 6명의 피해자가 확인됐으며 피해금액은 총 3400만원 가량이다. 피해 발생 지역은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등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피의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주고 대포통장을 만들도록 시킨 뒤 대포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바로 출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명의자를 찾아 소환해보면 그 사람도 대출 사기의 피해자로 밝혀져 피의자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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