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자금 주식형에 몰려 리스크 적은 가치·배당주 선호 일부 대형 펀드에만 자금 집중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
펀드 시장이 ‘때 아닌 특수’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반등장을 노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데다 시중에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국내주식형 펀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대형 펀드에만 돈이 집중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27일 헤럴드경제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현재 시장에서 거래 중인 국내주식형 펀드 756개를 분석한 결과, 전일 기준 지난 1주일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펀드로의 유입금액은 961억원에 달한다.
2위는 NH-CA자산운용의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로 559억원이 유입됐고, 3위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425억원)이 차지했다. 특히 주식ㆍ채권ㆍ부동산 등 대부분의 재테크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펀드는 거의 유일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 25일 기준으로 13거래일째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11년 8월에 15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된 이후 최장 기록이다. 13거래일 동안 들어온 금액만 총 1조4629억원에 달한다.
2011년의 경우에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 등으로 코스피가 2170에서 1700선으로 급락하면서 1조8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펀드로 유입된 바 있다.
자금 유입 상위 펀드 중에서는 가치주ㆍ배당주ㆍ대형주 펀드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가치ㆍ배당주의 경우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하다 보니 하락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대형주 펀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고, 주가가 올라갈 때 더 큰 수익을 올리는 레버리지 펀드 역시 많은 자금이 몰렸다.
다만 자금 유입이 몇 개의 대형 펀드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주일 동안 756개 펀드에 순유입된 금액 총 6664억원 가운데 상위 10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반면 535개 펀드는 자금 유입이 아예 없거나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 대부분은 중소형 및 외국계 운용사에서 출시된 상품들이다. 대형 운용사와 달리 계열사를 통한 판매처 확보가 쉽지 않은 점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주식형 펀드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형 펀드는 2011년 이후 주가가 빠지면 자금이 유입되고 2000선을 넘으면 유출되는 형태가 반복됐다”면서 “저점에서 펀드를 사고 2000선 이상에서 환매하는 패턴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