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올해 노사 임ㆍ단협 협상에서 만 60세(현행 58세, 추가 2년 가능)인 정년을 61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만 60세 정년 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를 61세로 1년 더 늘리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노사 협상을 통해 사실상 매년 1년씩 우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정년을 연장한 국내 대기업의 10곳 가운데 4곳이 노조의 요구 때문에 정년 연장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적인 인력 운용 전략과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 확보 차원이 아니라 노조와의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그동안 정년 연장 문제를 다뤄온 것이다. 이는 인력난 타개 및 기업 인사정책 때문에 주로 정년을 늘리고 있는 중소기업들과는 또 다른 측면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4월29일 부터 5월 10일까지 12일간 전국 30인 이상 사업체 280곳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팩스를 동원해 실시한 ‘기업 정년연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정년을 연장한 이유가 ‘인력난 타개 등 기업 인사정책상’이 39.4%, ‘노조의 요구’가 28.8%, ’사회적 책임’이 27.3% 순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대기업의 경우 정년 연장 이유 중 ‘노조의 요구’가 44.1%로 가장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 타개 등 기업 인사정책상’이 56.3%, ‘사회적 책임’이 28.1%, ‘노조의 요구’가 12.5% 순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을 통해 2%대의 기본급 인상을 진행하면서 60세 정년 연장에 합의했다. 조선 경기 업황이 악화되자 노사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업계 최고 수준의 정년이라는 복지를 선택한 것이다. 작년에 파업까지 갔던 현대자동차도 단체교섭 과정에서 만 60세 정년에 합의했다. 기존에는 만 58세 기본 정년에 1년 계약직, 1년 회사 필요시 근무였으나 ‘회사필요시’를 삭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지난해 단체 교섭으로 만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늘렸다.

이 같은 노조 요구를 비롯해 사회적 책임, 인력난 등의 이유로 최근 5년 동안 정년 연장에 나선 기업은 조사 기업의 42.1%에 달했다. 정년을 연장한 경우, 정년이 56.7세에서 58.7세로, 평균 2년 증가했다.

대기업의 경우, 정년을 연장한 기업 비율은 51.7%, 정년 변화는 1.8년(56.1세→ 57.9세)이었고 중소기업은 정년을 연장한 기업이 35.4%, 정년 변화는 2.2년(56.9→ 59.1세)으로 조사됐다. 여론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 보다 뒤늦게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정년을 연장한 기업 중 56.4%는 임금피크제를 연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정년연장 시 임금피크제 연계 비율이 50.0%, 중소기업은 64.0%로 나타났다. 일찍부터 만 60세 정년을 도입한 금융권의 경우 사실상 대부분이 임금 피크제를 전제조건으로 정년 연장을 채택했다. 여전히 국내 기업들은 정년 연장과 관련해 ▷인건비 부담 증가 ▷고령화로 인한 생산정 저하 ▷인사적체 등 인사관리 부담 ▷신규채용 감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실정이다.

경총 측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연계하기 위해선 40.4%의 기업이 ‘임금피크제 지원금 확대’, 39.1%의 기업이 ‘임금피크제 법으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한 것의 의미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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