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임즈 등 스타 개발사 퍼블리싱 사업 추진 … 중소개발사 협력해 성공 노하우 및 경험 공유 대기업 중심 '수직 상생' 못지않은 시너지 기대 … '함께 가자'는 동업자 의식 정착이 가장 큰 수확

게임 업계에 '수직'이 아닌 '수평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 뿐 아니라 상당수의 산업군에서는 '상생'이라는 단어가 그 어느때보다 자주 등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많이 버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제 '상생'은 경제 영역에 포함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화두로 삼아야 할 단어가 됐다. 그러나 냉정히 바라보자면 지금의 '상생'은 협력이라기 보다는 배려에 가깝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영세 업체를 배려하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어느 정도 포기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실제로 게임 업계에서 주목받았던 '상생 프로젝트' 역시 대기업들이 중소개발사들을 위해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 받아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동등한 '수평' 관계가 아닌 도움을 주는 주체와 도움을 받는 객체가 구별되는 '수직' 관계는 중소개발사들에게 어느 정도 부채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공의 열매를 수확한 중소개발사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성공을 꿈꾸는 중소개발사들과 손을 맞잡는 '수평 상생'의 움직임이 조금씩 목격되고 있다. 무엇보다 금전적인 혜택이 아닌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회를 만들어가자는 의지가 엿보인다. '수평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기업은 최근 직상장 소식을 전하기도 했던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하루 1천 500만 대전의 기록적인 흥행을 달리고 있는 '활'의 네시삽십삼분, '쿠키런' 신화를 일군 데브시스터즈 등이다. 이들이 만들어낼 '수평상생'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격적인 '수평 상생'의 문을 연 주인공은 파티게임즈다. 지난해 8월, 카카오 게임플랫폼을 통해 '아이러브커피'를 출시한 파티게임즈는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유저 친화적인 운영으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모바일게임 열풍을 상징하는 게임사로 자리잡았다. 이미 웹 브라우저 기반의 SNG로 게임을 서비스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고 무엇보다 단순한 툴 전환이 아닌 스마트폰 환경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카카오 게임플랫폼 신드롬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티게임즈 - 100억 상생 프로젝트 업계에서는 지난해 '아이러브커피'가 기록한 매출만 25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순이익으로 따져도 1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빛나는 성공에 따른 다양한 추측이 난무할 때 파티게임즈가 선택한 것은 자신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중소개발사들과의 협력을 내건 퍼블리싱 사업이었다. 실제로 파티게임즈는 지난 2월 초 열린 한국 최대 규모의 모바일게임 및 차세대게임 컨퍼런스인 '게임넥스트:올스타'에서 구체적인 퍼블리싱 사업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커피'로 거둔 수익 중 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스타트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퍼블리싱 사업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퍼플랩과 공동개발한 '퍼즐바리스타'를 공개, 구체적인 행보를 알렸다.

→ 100억 원 규모의 퍼블리싱 사업 계획을 밝힌 파티게임즈는 '수평 상생'을 선도하는 중소개발사로 평가 받는다

현재 파티게임즈는 다수의 중소개발사와 구체적인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게임즈의 이대형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일군 성공의 자양분을 주변의 동료 개발사들과 나눈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상생'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조금은 부담스럽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퍼블리싱 사업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한 개발사들에게 파티게임즈가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제공,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좀 더 확실한 성공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라 강조하며 중소개발사들간의 연대, 즉 '수평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티게임즈는 일단 자사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강점인 SNG 중심의 퍼블리싱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능력있는 개발사라면 누구나 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퍼블리싱의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네시삼십삼분 - 미드코어 및 RPG 주력 '활 for Kakao'로 유명한 네시삼십삼분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5월 말 LB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9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스마트폰 미드코어 게임 시장공략을 위한 확실한 비전과 전략을 가졌다는 것이 투자의 이유다. '활'이 하루 1,500만판 이상의 대전이 진행될 정도로 막강한 유저풀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투자 이후 네시삼십삼분의 움직임이다. 지난 6월 19일, 네시삼십삼분은 '활'을 통해 확보한 자금과 투자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선언, 본격적인 중견게임사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최소 9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금과 '활'을 통해 확보한 유저풀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활'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네시삼십삼분은 미들코어와 RPG 퍼블리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네시삼십삼분의 퍼블리싱 사업 방향은 미드코어 및 RPG다. 일차적으로는 캐주얼 게임에 비해 미드코어 및 RPG 유저들의 결제율이 상당히 높고 장기 서비스 가능성도 우수하다는 것이 사업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단조로운 싱글 플레이가 아닌, 콘트롤 역량이 중요시되는 네트워크 대전을 강조한 '활'을 통해 '캐주얼 일변도'라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을 넘어설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네시삼십삼분은 RPG와 미드코어 게임 위주로 4건의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사의 라인업은 '히어로 메이커'와 '회색도시'도 카카오 게임플랫폼을 통해 출시되거나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네시삼십삼분이 '활'을 통해 모바일 e스포츠인 m스포츠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드코어 및 RPG 시장의 저변 확대는 물론,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많은 중소개발사들의 자신들의 게임을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런 네시삼십삼분의 독창적인 목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브시스터즈 - 글로벌 노하우 '탁월' '수평 상생'의 또 다른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는 게임사는 데브시스터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을 통해 국민개발사 반열에 접근하고 있다. 이미 8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으며 1천만 다운로드도 가시권이다. '윈드러너'가 평정하고 있던 런닝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때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독창적인 스타일과 탁월한 완성도로 한때 '윈드러너'를 압도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도 '쿠키런'은 쟁쟁한 신작들의 도전 속에서도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데브시스터즈의 퍼블리싱 사업 계획은 준비 단계다. 김종흔 대표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만은 뚜렷하다. 데브시스터즈의 강점은 글로벌이다.

→ 데브시스터즈의 김종흔 대표(사진)는 아직 퍼블리싱 사업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가 탁월해 조만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쿠키런'이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흥행에 성공했지만 원작인 '오븐브레이크'의 경우,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2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적이 있다. 아울러 '오븐브레이크' 역시 '쿠키런'과 마찬가지로 데브시스터즈가 개발은 물론, 퍼블리싱과 운영, 마케팅까지 모두 담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체험한 중소게임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데브시스터즈의 경험과 노하우는 확실한 매력이다. 김종흔 대표는 "다수의 프로젝트는 실패의 위험성을 낮추지만 동시에 성공 가능성도 떨어뜨린다. 전력으로 전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이 도래했다. 스스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의 말처럼 중소개발사간의 역할 분담을 통한 '수평 상생'이 이뤄진다면 또 다른 성공 신화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함께 기회를 만들어가는 '수평 상생' 게임 시장에서 '상생'의 필요성은 대단히 크다. 특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게임사들의 '상생'은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다. 중요한 건 '상생'의 방향성이다.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상생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대기업이 보유한 자본력이나 인프라에 기반한다. 개발비를 지원하거나 시설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 마케팅이나 퍼블리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소개발사 입장에서는 대기업과의 '상생'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대기업과의 '상생'은 구조적인 역할 분담이 너무 뚜렷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중소개발사에게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도움을 주는 것이 우선인 방식이다. 당연히 스타트업에게는 소중한 기회이겠으나 어느 정도 먼 미래를 바라보는 중소개발사 갈증의 풀어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상생 프로젝트'를 '수직 상생'이라 명명하는 것은 그 구조적인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역할의 한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수직 상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중소개발사들간의 '수평 상생'이다. '수평 상생'의 경우, 성공한 중소개발사가 협력하는 파트너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지원이나 풍부한 인프라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제 아무리 성공의 열매를 수확했다고 한들, 그들은 대기업이 아니다.대신 '수평 상생'은 경우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는데 중점을 둔다. 결국 성공을 향한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것이다. 특히 앞서 열거한 중소개발사들의 경우 이미 자사의 히트작을 통해 상당수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상생 파트너에게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관심이 필요한데 시장을 선도하는 중소개발사들과 손을 잡으면 이 부분이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에서도 '함께 가자'는 '상생'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다양한 '상생 프로젝트'의 등장이다. 그리고 최근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수평 상생'은 이런 다양성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과연 중소개발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수평 상생'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정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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