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창조기술 전력투구하게 만들려면…
특허·지식재산소득 법인세 인하제도 中·佛·英 등 시행…투자유인효과 커 상의 “창조경제 견인위해 재도입해야”
‘괴물’. LA다저스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애칭이다. 두둑한 배짱, 영민한 머리,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코리아 브랜드 위상을 떨치고 있는 그에게선 스포츠계 한류 흥행창조를 일군 ‘괴물‘이라는 단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창조경제 쪽에서도 ‘괴물 후보’가 있다. 특허박스(Patent Box)다. 특허나 지식재산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인하해주는 제도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 유럽 8개국과 중국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기술혁신과 연구ㆍ개발(R&D) 등 기업의 창조활동을 북돋워주기 위한 위력적인 제도로 평가된다. 창조경제의 힘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이 원천이라는 점에서 법인세를 깎아줌으로써 기업들이 창조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게끔 유인하는 인센티브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은 올 4월부터 특허박스 법안을 시행, 특허 소득에 대한 법인세율을 23%에서 10%로 인하했다. 투자 유인 효과는 컸다. 당장 영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특허박스 시행을 앞두고 제조시설 신증설에 5억파운드(약 8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로 인한 신규 고용 창출효과가 1000여명에 달한다고 하니 특허박스가 고용시장에 단비로 작용한 셈이다. 중국 역시 2008년에 특허박스를 도입했다. 법인세율 25%를 12.5%까지 깎아준다. 특허 전쟁시대를 일찌감치 대비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제도는 있었다. 기술이전 소득 공제다. 하지만 2005년 기술개발 이용 세제혜택과 이중공제라는 정부 지적이 있어 폐지됐다. 현재 R&D 조세지원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R&D는 활동 자체에 주는 혜택인 반면 특허박스는 아이디어로 사업화된 소득에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위력 면에서 비교 대상은 되지 못 한다.
이같이 창조경제를 견인할 특허박스에 대한 도입 필요성을 재계가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19일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기업현장애로 100선 건의문’을 제출하면서 특히 특허박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건의문은 대한상의가 창조경제ㆍ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간 전국 71개 상의와 1400여 업종단체, 14만 회원사의 현장애로를 전수 조사해 취합한 것이다. 목마른 기업 현장의 아쉬움이 생생히 담겨 있다.
김녹영 상의 규제점검1팀 과장은 “회원사 애로를 받아보니 창조경제 활성화 19건, 투자ㆍ일자리창출 34건, 손톱 밑 가시 제거 32건이 과제로 도출됐다”며 “이 가운데 특허박스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박종갑 상의 상무는 “창조경제를 하려면 아이디어 기술 개발에 뭔가 파격이 담겨 있어야 하고, 혁신기술 개발을 붐업시키기 위해선 특허에 대한 사업 달성 때 뭔가 메리트를 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허박스를 시행하면 기업 기술 개발에 대한 큰 동기가 부여돼 새 시대 흐름인 창조경제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허박스가 R&D 활성화는 물론 기업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데이터가 확인해준다. 유럽연합 통계청인 유로스탯 조사에 따르면 특허박스 도입국의 민간 R&D 평균 증가율은 4.0%로, 미도입국의 증가율 3.7%보다 높았다. 특허박스는 기업 R&D 활동의 결과로 창출되는 수익에 대한 세후 수익률을 높여줌으로써 예전보다 훨씬 ‘혁신’에 집중케 만들고, 기업은 물론 경제를 성장시킨다. 창조경제에 관한 한 특허박스는 ‘잠재적 괴물’인 셈이다.
상의는 특허박스 외에도 건의문을 통해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의료기기 판매허가 및 신의료기술평가 절차 간소화 ▷서비스산업의 제조업과의 정책차별 개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신탁 허용 등의 애로점을 개선해줄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건의서를 검토해 타당성이 있는 현안에 대해선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