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순애보가 이렇게 짙을 수 있을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순애보의 진수를 선보인 배우 송승헌의 이야기다. 그는 극 중 오직 미도(신세경 분)만을 바라보며 아가페적 사랑을 그려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태상은 기존에 송승헌이 선보인 남자다운 성격에 로맨티스트적 면모를 지닌 캐릭터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 독설을 내뿜고, 어둠의 조직 세계에서는 날 선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색다른 매력을 과시했다.
누구보다 거칠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한태상으로 여심을 단단히 사로잡은 배우 송승헌을 만났다.
다음은 송승헌과의 일문일답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은?
“3개월 동안 정말 치열하게 사랑해보는 작품을 했다. 일단 끝나서 너무 시원하다. 작품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지만, 한태상이라는 캐릭터를 하면서 재미를 느꼈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했던 기존의 캐릭터와는 달리 신선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을 키워준 작품이다.”
-전작 속 캐릭터와 한태상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시청자들이 이렇게 한태상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해 주실 줄 몰랐다. 때문에 캐릭터의 힘을 많이 받았다. 김상호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상의를 많이 했는데, 어떤 연기든 송승헌이 보인다고 하시더라. 그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송승헌이 아닌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더라. 연기에 있어 예전에 했던 것들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
-신세경은 어떤 배우였나.
“내가 지금까지 호흡을 맞춘 여배우 중 가장 어렸다. 처음부터 작가님은 미도의 갈등에 중점을 맞췄다. 어장 관리가 아닌 한 여자의 복잡한 심리를 담아 표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신세경은 네티즌들에게 ‘어장 관리다’, ‘양다리다’ ‘미도가 밉다’ 이런 말들을 들어야 했다. 배우도 사람인데 이왕이면 좋은 소리 듣고 싶지 않겠나. 괜히 저도 미안했다. 그런데 신세경 씨는 너무 쿨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해줬다. 후배지만, 대단한 것 같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변한 게 있다면?
“나이가 나이인만큼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했다. 솔로일 때는 뭘 하든 상관 없는데 결혼을 하면 책임감이 커지지 않나.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 ‘훌륭한 남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이가 들면 결혼이 쉬워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친구들을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소박한 가정ㅇ르 꾸리고 평범하게 사는 것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일 같다.”
-그렇다면 어떤 여성을 원하나?
“정말 전기가 통하지 않은 사람과는 사귄 적이 없다.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모두 ‘이 사람과는 결혼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원한다. 한태상처럼 구애도 해봤다. 사랑이 이뤄진 적도 있고 아닌 적도 있다. 연애할 때는 늘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웃음)”
-한류스타로서 가치관이나 기준이 있다면?
“요즘 (이)병헌이 형도 정말 좋은 기회를 얻어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한류에 대해 반감이 있으신 분들도 있지만, 발전을 위해서라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자년에 영화를 한 편 찍었는데, 그쪽 분들도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주목 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러워하더라. 처음에는 한류가 1~2년 가다 말 거라고 했지만 어느 덧 10년 넘게 사랑 받고 있다. 한류에 대한 소중함을 우리 스스로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병헌이 부럽지는 않나?
“부럽다.(웃음) 병헌이 형이 아시아에서 팬미팅 하는 것을 관계자들이 본 것 같더라. 그런 점들도 굉장히 큰 점수를 받으실 만 한 것 같다. 해외 프로모션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데, 나 역시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아직 할리우드 작품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본 적은 없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재밌게 놀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웃음) 이제는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조바심이 나거나 후배들이 생기는 것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는데, 어떻게 하면 멋지게 늙을 수 있을지는 생각하게 되더라. 조지 클루니, 리차드 기어처럼 나이가 들어도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생각은?
“출연을 안 하는 이유는 없다. 단지 내가 자신이 없다. 예능이라는 장르 자체가 웃음을 줘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동엽이 형과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다시 하고 싶긴 하다. 특별편이 되든 단막이 되든 시즌이 되든 꼭 한번 뭉쳐서 해보고 싶다.”
▲사진 제공= 스톰에스컴퍼니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