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만취한 승객들만 골라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택시기사 A(53) 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9일 오후 11시께 서울 종로구에서 술에 취한 20대 승객을 태운 뒤 신용카드를 훔쳐 비밀번호를 알아내 2회에 걸쳐 290만원을 인출하는 등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돌며 유사한 수법으로 총 17회 걸쳐 33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만취한 승객에게 택시비를 신용카드로 계산하도록 유도해 신용카드를 받은 후 “결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알아야 한다”고 말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특히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직접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가 맞는지 재확인하고 카드한도를 조회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일부러 길을 돌아다니며 승객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고, 목적지라며 인적이 드문 곳에 승객을 내려줬다.

공범 B(56) 씨는 공중전화를 통해 A 씨와 연락, A 씨가 훔친 신용카드로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빼냈다.

10여년 전 경마장에서 만난 이들은 도박으로 재산을 날리자, 도박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공중전화만을 이용해 연락을 하고, 방범시설이 허술한 곳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만을 골라 돈을 인출했다”면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