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 가스배관 타고 건물3층 신속 진입

지난 11일 오후 2시께 서울 양재동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A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바로 A 씨의 아들을 납치했다는 전화였다.

정신을 차릴 틈이 없었지만, 수화기 너머의 괴한은 “경찰에 신고하면 아들을 살려두지 않겠다”며, 3000만원을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혼비백산한 A 씨는 바로 남편 B 씨에게 전화를 했고, 남편은 서초경찰서 양재파출소로 곧바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근처를 순찰 중이던 양재파출소 소속 정운택(40) 경사가 A 씨의 집으로 신속히 출동했으나 1층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초인종도 없었고, A 씨 부부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던 위급한 상황. 정 경사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건물 2층의 열려 있는 작은 창문이었다.

평소 암벽 등반으로 몸을 단련해온 정 경사는 곧바로 건물 외부 도시가스 배관을 움켜잡고 약 3.5m 높이의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창문을 통해 건물 진입에 성공한 그는 곧바로 3층에 거주하고 있는 A 씨를 만나 안정시켰다.

이후 통화 내용을 듣고 곧바로 A 씨의 아들에게 납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몇 차례의 통화 시도 끝에 연결된 A 씨의 아들은 다행히 무사했고, 납치를 가장한 보이스피싱으로 확인됐다.

A 씨 부부는 “시간이 조금만 더 지체됐더라면 꼼짝없이 돈을 송금해줬을 것”이라며 정 경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서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