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ㆍ신동윤 기자] 날씨와 범죄의 상관관계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여름철이면 범죄가 증가하는 것을 직접 체감한다”며 입을 모았다. 과연 날씨와 범죄는 관계가 있는 걸까?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2010년 발표한‘날씨 및 요일 특성과 범죄발생의 관계분석’이란 학술 논문이 눈길을 끈다.
초기 범죄학자들은 날씨가 개인은 물론 문화의 형성에 있어 생물학적ㆍ심리학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1800년대 사회학 태동 당시 꿰틀레(Adolphe Quetelet)라는 학자는 ‘비행의 온도법칙(Thermic law of delinquency)’을 발표했다. 이 법칙에 따르면 보통 뜨거운 기후와 계절에 대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시원한 기후와 계절에는 재산범죄가 더 자주 일어난다.
미국에서도 일부 학자들은 과도한 열이 감정을 자극하고 격한 심리적 상태를 유발하며 결국은 개인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게 하여 범죄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미국의 뜨거운 남부지역에서 더 높은 살인율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살론’으로 유명한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범죄의 계절성에 대해 다르게 설명했다. 즉, 단순히 뜨거운 기후가 살인이나 자살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에 자살이나 살인이 집중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다른 때보다 더욱 활동적이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더욱 격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윤호 교수는 “여름철에 날씨가 더워지면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게 되고 많은 사람들과 그만큼 접촉하는 기회도 늘어나게 된다”며 “그만큼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우발적인 충동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 사소한 충돌이 불쏘시개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그만큼 많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봄이나 겨울에는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단순범죄, 강력범죄, 범죄 수법 등 결과적인 접근보다는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범죄 동기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