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재래시장 동료 상인들의 곗돈을 들고 잠적했던 50대 계주가 4개월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4일 곗돈 13억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로 계주 A(52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은행시장에서 20년간 중국 음식점을 운영해 온 A 씨는 2010년 12월부터 이 시장 동료 상인들을 상대로 속칭 ‘번호계’를 운영하면서, 계원 55명의 곗돈 13억원을 들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번호계란 급전이 필요한 계원은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앞쪽 순번을 받고, 높은 이자소득을 받고 싶은 계원은 뒤쪽 순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 계의 한 종류다.
경찰 조사 결과 개인 사채 이자와 음식점 시설비 등으로 곗돈을 사용한 A 씨는 곗돈 4억원 상당을 지불할 수 없게 되자 지난 1월 21일 남편(55), 딸(32), 아들(30) 등 가족들과 함께 잠적했다. 이들은 검거되더라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조사를 받으려고 도주 직전 주소지를 서울 성동구로 옮기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미리 치밀하게 도주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대포폰 번호를 파악해 전화 발신지 등을 추적한 끝에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 숨어있던 A 씨 부부를 검거했다. 당시 딸과 아들은 A 씨 부부와 떨어져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4개월간 강원도 영월군, 천안시 등으로 은신처를 옮겨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계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