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울다 한국영화의 흥행세가 ‘널뛰기’다. 관객수와 외화 대비 점유율의 등락폭이 월별로 극과 극이다.
올들어 지난 1~3월 연거푸 대형 흥행작을 쏟아냈던 한국영화는 4월들어 ‘아이언맨3’을 필두로 할리우드 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최근 주말 사흘간 박스오피스에선 할리우드 영화가 ‘싹쓸이’를 하다시피했다.
5월 30일 개봉한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누적관객 6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하며 흥행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5위까지 무려 4편의 외화가 휩쓸었다.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이 2위를 차지하며 개봉 2주만에 누적관객 145만명을 끌어모았고, ‘애프터 어스’와 ‘위대한 개츠비’가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한국영화로는 ‘몽타주’가 간신히 4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난 주말 사흘간 미국 영화의 매출 점유율 81.5%, 관객점유율 80.5%로 압도적인 기세를 보인 반면, 한국영화는 매출과 관객 점유율이 각각 17.7%와 18.6%에 그쳐 극단적인 대조를 보였다. 주말 극장가를 찾은 관객 10명 중 8명 이상이 할리우드 영화를 봤다는 얘기다.
한국영화의 매출점유율은 ‘7번방의 선물’이 흥행세를 주도한 지난 2월 82.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1월 58.9%, 3월 63.1%로 고공행진을 계속했으나 4월 들어서면서 39.8%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4월 25일 개봉한 ‘아이언맨3’가 단 6일만에 월별 매출 점유율 31.3%를 가져간 때문이었다. ‘아이언맨3’가 숨가쁜 속도로 관객수를 불려간 5월엔 한국영화 점유율이 30.5%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낮은 점유율은 지난 2009년 12월 28.9% 이래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로 꼽힌 지난해엔 4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한국영화 부진은 전체 극장 관객수의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4월엔 전년 동기 대비 전체영화 관객 수가 6.3%(75만명) 줄었으며 5월엔 11.1%(176만명)이 감소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계속되는 향후 2~3개월간은 전망도 밝지 않다. 오는 13일엔 ‘슈퍼맨’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맨 오브 스틸’이 개봉할 예정이며, 20일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대작 ‘월드 워 Z’가 관객을 만나게 된다. ‘더 울버린’ ‘퍼시픽 림’ ‘엘리시움’ 등 8월까지 대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한국영화로는 5일 개봉하는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외에는 이달엔 마땅한 승부수가 없으며 7월의 ‘미스터 고’와 8월의 ‘설국열차’의 개봉에 희망을 걸어야 되는 형편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