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부가세·영업세 일시 감면 지방정부·민간 철도투자 확대 등 리커창 총리 세가지 부양책 결정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제조업 위축 등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가 마침내 소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부양책을 계기로 규모는 작아도 성장을 촉진할 조치들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4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세 가지 소규모 부양책을 결정했다. 중소기업에 부과하던 세금을 면제하고, 수출기업의 비용을 줄여주며, 민간자본의 철도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첫째로 월 매출이 2만위안(약 360만원)에 못 미치는 중소기업에 대해 증치세(부가가치세)와 영업세를 일시적으로 감면해주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이 조치로 600만개 이상의 기업과 수천만명의 종업원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복잡한 각종 수출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시적으로 수출상품 검사비도 면제하기로 했다. 또 은행권에 수출업체 대출지원 확대도 요청하기로 했다. 수입업체에 대한 지원책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위안화 환율을 적절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수입업체를 위해 대출금리 할인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셋째로 다양한 금융채널을 통해 민간자본의 철도 관련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철도 관련 채권상품을 늘리고 중ㆍ서부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지방정부나 민간사업자에게 철도운영권도 부여키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철도건설을 가속해 도시화를 진척시키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뤄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정부가 내놓은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규모지만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인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부양조치는 경기 둔화에 대한 정부의 우려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부의 접근법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면서 “전임자인 원자바오 총리가 대규모 부양책을 썼던 것과 달리 리 총리는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민간 부문이 더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개혁정책을 부양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책을 ‘미니 부양책’이라고 부르면서 “규모는 작아도 공급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양책이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성장촉진을 위한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부양책 카드에는 인색하지만 경기가 나빠질수록 성장촉진을 위한 더 큰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은 견고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CNBC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올해 7.5%의 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앞으로 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HSBC가 지난 24일 발표한 7월 중국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는 47.7로 3개월째 50을 밑돌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PMI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는 47.3으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경기둔화로 업체들이 감원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