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김성훈 기자] 현대그룹이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낸 이행보증금 2755억원 중 일부인 2066억여원을 현대건설 채권단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윤종구)는 현대그룹이 정책금융공사, 외환ㆍ우리ㆍ신한ㆍKB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 8곳을 상대로 낸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2066억2536만여원을 반환하라”며 25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들어 “자유로운 진입을 위한 문과 자유롭게 나가기 위한 문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며 “계약이 무효가 된 만큼 지급받은 돈은 반환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양해각서의 해석상 현대그룹이 자금 증빙에 관한 해명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명백하고, 채권단의 해명요구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졌지만 현대그룹 컨소시엄은 채권단의 해명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며 현대그룹의 책임이 있다고 보아 전체 이행보증금의 4분의 3만 되돌려주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계약 해지가 적법하고 채권단이 주식매각과정에서 광범위한 재량을 가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단의 양해각서 해지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며 현대건설 채권단의 손해배상 책임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자동차그룹과 경쟁을 벌여 우선협상권을 따낸 뒤 계약을 끝까지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프랑스 은행 계좌에 보유한 1조2000억원의 출처가 문제가 돼 우선협상권을 뺏겼고, 이듬해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되자 이행보증금과 이자 비용 500억원 등 총 3255억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