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와 관련해 장남 재국 씨가 경영하는 출판사 시공사에 주목,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다.
재국 씨가 지난 1989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이듬해 8월 설립했던 시공사가 비교적 단기간에 국내 유수의 대형 출판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일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의혹과 시공사가 매출 등 사업규모가 일정 궤도에 오른 뒤부터는 비자금 통로로 활용돼 왔을 것이란 의혹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검찰이 얼마나 명쾌하게 규명하고 환수조치 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공사 부동산 매입자금 어디서 나왔나=시공사는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부터 2년간 오히려 공격적 투자 행보를 거듭했다. 출판물 유통업체와 대형 서점들을 잇따라 인수하는 한편 잡지도 새로 창간했다. 특히 이 시기 시공사 사옥 용도로 사들인 부동산만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자금 유입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재국 씨는 1998~2000년 사이 시공사 본관 인근 서울 서초동 1628-2 번지 땅 329.2㎡와 2층 건물, 382.9㎡의 땅과 3층 건물을 사들였다. 서초동 1628-1번지 본사와 이를 합치면 5월 공시지가 기준 56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건물까지 합친 부동산 실거래가는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파주 사옥이 들어선 문발동 521-1번지의 1515㎡ 규모 토지도 1998년에 사들여 2007년 4월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 5월 31일에 공시된 이 토지의 공시지가는 1㎡당 64만원이다.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43번지 헤이리마을 북카페 겸 갤러리 아티누스는 대지 면적 1881.1㎡에 2005년 3월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연면적 2635.42㎡ 규모의 건물로 이뤄졌다. 이 땅은 공시지가 1㎡당 86만2000원이다.
▶불황에도 고액 해외판권료 펑펑 지급… ‘수상해’=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공사의 2008~2012년 5년간 연평균 매출액은 472억4836만원이며 연평균 지급수수료는 78억206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급수수료율이 16.5%대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타 업체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시공사의 해외판권 수입 과정에서 인세 등을 과다지급하는 방식으로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국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이를 염두에 두고 있던 검찰은 지난 16일 시공사를 압수수색하기 전 다른 나라 작가ㆍ출판사의 원고료와 저작권 거래를 대행하는 국내외 에이전시 현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행업체나 자회사, 특수관계 법인 등을 끼고 이익을 꾸미는 것은 기업의 전형적인 역외탈세 수법중 하나다. 실제로 재국 씨뿐 아니라 동생 재용 씨가 운영하는 유통업체 삼원유통과 음향기기 전문 삼원코리아 등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해 왔을 것이란 의심을 받는 회사들은 대부분 외국과 거래를 하는 업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