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뇌물공여 혐의로 중국지사 고위 경영진 4명이 중국공안에 의해 체포된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뇌물 제공을 인정하면서 “중국법을 따르겠다”고 자세를 바짝 낮췄다. 분유사에 이어 제약사로 조사가 확대되면서 다국적 기업을 겨냥한 표적조사라는 지적과 함께 중국 내 외자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신화통신은 중국 공안부가 지난주 GSK 중국투자공사의 부사장을 비롯한 중국지사 소속 경영진 4명을 뇌물제공와 탈세혐의로 체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안부는 이 회사 간부들이 2007년부터 약품 판매량을 늘리고 가격을 올리기위해 700여개의 여행사를 통해 정부 관료, 병원 경영진, 의사 등 전방위에 걸쳐 대규모 뇌물을 뿌렸다고 밝혔다.

약값의 20∼30%를 뇌물로 뿌렸으며 이를 통해 원가 30위안짜리 약을 300위안으로 올렸다. 전체 뇌물 규모는 30억위안(약 5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가 시작되자 영국 런던의 본사는 혐의를 극구 부인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자사 직원들이 그 같은 부도덕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대해 깊이 실망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또한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노력과 의료개혁을 지지한다”면서 중국 사법당국의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중국에 투자한 다국적 제약업체 중 가장 투자 규모가 큰 회사로 5000여명의 중국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국적 분유사에 이어 제약사까지 조사가 확대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내 시장 지배력이 급속히 커지자 중국당국이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분유의 경우 네슬레 등 다국적 업체들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08년 이전까지 30%였지만 올해 60%까지 상승했다.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 등 중국 현지언론들은 “이번 수사가 다국적 기업의 뇌물 관행에 대한 경고로 인식돼 중국 내 외자기업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고 전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일련의 조사는 제품가격을 낮춰 물가 상승을 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면서 “앞으로 중국 정부가 불공정 행위 조사를 더욱 활발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