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폐쇄회로(CC)TV의) 화질이 안 좋아 판별이 어려운 곳에서 맞았습니다.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화질이 좋은 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

지난 3월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15) 군은 유서의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무늬만 CCTV’ 인 저화질 CCTV가 아이들의 끔찍한 폭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CCTV 영상이 문제가 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당시에도 경찰은 CCTV 영상의 낮은 화질 때문에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 3월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방범용 CCTV 6만4500여대 가운데 58%가 41만 화소 이하 저화질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저화질 CCTV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순수국내기술로 개발한 풀 HD급 보안카메라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11일 서울시 보안관계자들을 초청해 가진 ‘영상ㆍ보안 실무팀 보안세미나’에서 “풀 HD급 화질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성능 보안카메라를 직접 개발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보안카메라 분야는 시장성이 낮아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을 꺼리던 분야였다. 그런 분야에 TV 등 가전제품을 만들며 다져온 기술력을 동원, 과감히 발을 들여놓은 것.

이번에 LG전자가 새로 선보인 제품(LNP3020T)은 스피드돔 카메라(카메라 시점과 조작 화면확대 원격조종이 가능한 보안카메라)로 기존 20배에 불과했던 광학 줌 배율을 30배까지 끌어올렸다. 이 카메라는 200만화소의 풀 HD급 영상을 제공한다. ‘디포그(Defog)’, ‘오토트랙킹(Auto Tracking)’ 같은 부가기능들도 LG전자가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디포그는 안개가 짙게 낀 날씨에도 영상기술을 이용해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의심이 가는 사람이나 물체를 지정해 계속 추적하도록 하는 오토트랙킹도 가능하다. 상하 180도, 좌우360도로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 시점과 넓은 화각은 기본이다.

고정형 카메라인 LNV7300(실외형)과 LND7300(실내형)은 300만 화소급 화질에 제품 설치시 별도의 화각, 포커스 설정이 필요 없는 ‘오토 백 포커싱’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의 이번 제품 출시로 외산제품이 득세해왔던 CCTV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도 기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관공서에 주로 납품돼왔던 스웨덴 엑시스사 제품의 60~70% 가격으로 그 이상의 성능을 제공한다”며 “지자체의 예산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LG전자가 공개한 화상회의 시스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8월 출시 예정인 VR-5500F 화상회의 카메라는 시스코, 폴리콤 등 국내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외산제품보다 30% 이상 싼 가격을 자랑한다.

서울시의 한 보안관계자는 “고화질의 CCTV가 보급되면 시 관련 업무의 질도 한층 제고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